(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실험 신약 로카티니리맙(rocatinlimab)이 난치성 피부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atopic eczema)의 완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피부과 전문의 엠마 거트맨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로카티니리맙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장기간 제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3상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7일 보도했다.
2상 임상시험은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65개 의료기관에서 274명의 중등도(moderate) 내지 중증(severe) 아토피 피부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무작위로 2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217명)엔 로카티니리맙, 다른 그룹(57명)엔 위약(placebo)을 투여하되 누구에게 진짜 약 또는 가짜 약이 투여됐는지를 연구자와 환자가 모두 모르게 하는 2중맹(double-blind) 방식으로 시행됐다.
로카티니리맙은 투여 용량(150mg, 300mg, 600mg)에 따라 2주 또는 4주마다 한 번씩 18주 동안 피하 주사로 투여됐다.
전체적으로 로카티니리맙이 투여된 그룹은 16주 후까지 증상이 꾸준히 호전돼 증상이 거의 사라졌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투약이 끝난 후 최장 20주 동안 재발하지 않았다.
16주 후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EASI: 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는 ▲4주마다 150mg이 투여된 그룹은 평균 48.3점 ▲4주마다 600mg이 투여된 그룹은 49.7점, 2주마다 300mg이 투여된 그룹은 61.1점, 2주마다 600mg이 투여된 그룹은 57.4점이나 크게 떨어졌다.
이에 비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평균 15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 부작용은 열, 오한, 두통, 오심, 구내염(canker sore) 등이었으나 모두 증상이 가볍고 단기간에 그쳤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단일 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인 로카티니리맙은 습진 유발 염증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 분자 OX40을 차단한다.
이 실험 신약은 또 환자의 습진 발생을 기억하는 면역세포인 기억 T세포(memory T-cell)의 활성을 차단, 습진 재발을 막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2상 임상시험의 이 같은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3상 임상시험은 10대 청소년 환자를 포함, 2상 임상시험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치료가 끝난 후 2년간 추적 관찰이 이어지게 된다.
3상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3~4년 후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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