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와 관련된 표적 물질을 새롭게 발견, 규명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내과 김영학‧융합의학과 하창훈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CTRP9이라는 물질이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개선시키고 실제 동맥경화 및 심근경색 환자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향상 수치가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스타틴과 같은 항지질약제 외에 동맥경화, 심근경색 예방에 효과가 입증된 약이 없다보니 의약계에서는 새로운 표적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CTRP9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신호물질인 아디포카인(adipokine)의 한 종류다. 아디포카인은 우리 몸 신진대사 및 면역반응 등과 연관돼 있는데 비만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다.
연구팀은 분자생물학적 구조 분석을 통해 아디포카인 중에서도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과 연관이 클 것으로 예측되는 CTRP9이라는 물질을 선정해 새 표적 물질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 탯줄 유래 혈관내피세포에 연구팀이 CTRP9를 처리한 결과, 혈관신생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신생이 증가했다는 것은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 밀도와 혈관 항상성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혈관이 건강하고 튼튼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후 연구팀은 CTRP9 유전자가 제거된 실험용 쥐를 분석한 결과, CTRP9이 제거되기 전과 비교해 혈관 신생이 80% 감소했다
또한 실험용 쥐의 경동맥을 결찰해 동맥경화를 유발시킨 후 CTRP9을 투여한 결과, 동맥경화가 약 40% 개선됐다. 심근경색을 유발시킨 쥐에서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좌심실 허혈성 손상 증상이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전 세계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가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이라며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새로운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요구가 절실했는데, 이번 연구로 CTRP9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자매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14.980)’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