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치료제로 불리는 '전자약' 시장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기존 약물과 비슷한 치료 효과에 통증과 부작용은 적어 국내 기업들이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전자약 연구개발 전문기업 뉴아인이 지난 9일 편두통 치료 전자약 '일렉시아'를 출시했다. 일렉시아는 편두통과 관련된 통증신호 전달을 억제하고, 뇌혈관 수축을 유발해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하는 기전이다.
2017년 설립된 뉴아인은 전자약 분야에서 중증, 만성질환 치료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안구건조증, 녹내장 및 황반변성, 이명, 편두통, 안면신경마비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뉴아인은 현재 미국 FDA 승인, 유럽 CE 인증으로 해외 시장 진출 준비도 마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추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각 시장에서 들어오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뉴아인 외에도 여러 기업이 전자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전자약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와이브레인이다. 회사는 우울증 치료 전자약 '마인드스팀'을 개발해 2021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6월 비급여로 출시했다.
마인드스팀은 전두엽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해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전두엽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식이다. 와이브레인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FDA는 퍼스트인클래스인 마인드스팀에 대해 '드 노보(De Novo)' 절차를 진행 중이다. 드 노보 절차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승인할 때 FDA가 직접 제품을 검토하는 제도다.
리메드 역시 국내 전자약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다. 리메드 우울증 치료 전자약 ‘ALTMS’은 2021년 11월 FDA 승인을 받았다.
이듬해인 2022년 4월 시판허가를 획득해 10월부터 미국 세버스메디칼을 통해 데모 장비 수출을 시작했다. ALTMS는 현지 병원에 공급돼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능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ALTMS는 강력한 자기장 기술로 뇌신경 조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리메드는 지난해 5월 FDA 시판허가를 획득한 만성통증 치료용 신경자기자극 장비 'Talent-Pro'도 미국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뉴로핏은 치매 전자약, 왓슨앤컴퍼니는 불면증 전자약, 노드는 비염 전자약, 씨엠랩은 노인성 황반변성 전자약, 뉴라이브는 퇴행성 뇌질환 전자약을 개발 중이다.
전자약이 주목받는 건 기존 약물과 동일한 효과를 내지만 부작용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미국 등 해외에서 기존 의약품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약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해 오는 2029년엔 600억달러(한화 71조7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지난 2019년 전자약 시장 규모를 212억달러(한화 25조35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10년 만에 약 세 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