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고인이 된 국내 제약사 창업주들이 보유하던 주식이 대부분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2세에게 승계된 것으로 나타났다.주식 상속을 받은 2세들이 회사 최대주주에 등극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타계한 국내 제약사 창업주는 ▲신신제약 이영수 명예회장 ▲안국약품 어준선 명예회장 ▲대웅제약 윤영환 명예회장 ▲일성신약 윤병강 명예회장 등이다.
삼아제약 허억 명예회장은 2세 경영인으로 1963년부터 약 40년 동안 회사를 경영했으며, 지난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해 타계한 허억·이영수·어준선 명예회장은 이미 지난해 보유하던 주식에 대한 상속 작업을 마무리했다.
삼아제약 허억 명예회장 보유주식은 20만9569주였으며, 이를 아들인 허준 회장에 전부 상속했다.
지난해 4월부터 단독대표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허준 회장 보유주식은 282만5489주에서 303만5058주로 늘어나 지분율이 47.65%로 높아졌다.
신신제약 최대주주였던 이영수 명예회장이 보유한던 주식 약 400만주는 2세인 이병기 사장에 대부분 상속됐다.
이영수 명예회장은 344만8090주를 이병기 사장에 상속했다. 이 사장이 보유하던 주식은 상속에 따라 55만670주에서 399만8760주로 늘었으며, 지분율도 26.36%로 올라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영수 명예회장의 나머지 주식은 차녀와 삼녀에 각각 31만5000주, 23만9000주가 상속됐으며, 사위인 김한기 회장에는 주식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지분 12.3%를 유지했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이영수 명예회장 생전부터 가족과 협의를 통해 상속 관련 사항이 정해져 한 때 세간에서 예측했던 경영권 분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국약품 어준선 명예회장은 2세인 어진 부회장에 주식 267만7812주를 전부 상속했다. 주식 상속에 따라 어진 부회장 지분율은 22.68%에서 43.33%로 늘었다.
어진 부회장은 불법 임상시험과 리베이트 혐의로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올해 다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윤영환 명예회장은 주식 전부를 타계 이전에 재단에 기부했으며, 일성신약 윤병강 명예회장 역시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이번에 주식 상속을 받은 2세 경영진들은 상속세 부담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 4000억원 미만의 업체에 최대 500억원의 상속재산가액을 공제한다.
이에 따라 주식 상속을 받은 2세 경영진들은 상속세 부담 없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