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8명이 정년퇴임으로 정든 교정을 떠난다. 이들 모두 진료와 연구, 교육에 이르기까지 큰 족적을 남겼다.
서울의대 교수로 반평생을 보낸 이들은 정년퇴임 이후 바로 진료를 이어 가거나 학교에 남아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월 말로 정년을 맞는 교수는 △성명훈(이비인후과) △이동수(핵의학과) △김현회(비뇨의학과) △한준구(영상의학과) △이종석(내과) △장학철(내과) △김상은(핵의학과) △호원경(생리학교실) 등 8명이다.
이들 모두 해당 분야 후학들에게는 기라성 같은 스승들로, 지난 30년 동안 머물렀던 진료실과 연구실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이비인후과 성명훈 교수(1982년 졸업)는 구강암, 후두암, 갑상선암 분야 권위자로, 대학시절부터 외길을 걸어온 뼛속까지 서울의대인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폐 속 침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대중적이지 않은 암을 다뤘던 만큼 환자 교육에 특히 신경을 썼다.
서울대학교병원 기획조정실장과 강남센터 원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국제사업본부장으로 재임하며 해외 유수 기관들과 협력을 이끌어냈고 칼리파병원 초대원장을 맡기도 했다.
핵의학과 이동수 교수(1982년 졸업)는 지난 30년 넘게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자로서 탁월한 성취를 이뤘고,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핵의학 위상을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
특히 핵의학 보험 업무를 20여년 담당하며 핵의학 임상 분야 성장을 이끌었고, 세계핵의학회 회장으로 재임하며 개발도상국의 핵의학 확산과 도약을 주도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 국제부장, 서울의대 핵의학교실 주임교수,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과장, 서울대학교 융합기술대학원 바이오제약학과장을 역임했다.
비뇨의학과 김현회 교수(1984년 졸업)는 신장암, 전립선암, 방광암, 고환암 등 비뇨기계 종양 분야 권위자로, 오랜 세월 진료와 교육,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서울의대 비뇨의학교실 주임교수 재직 시 최초로 교실의 미션과 비전을 수립하는 등 후학들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다.
실제 김현회 교수를 위시한 교실원들은 ‘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비뇨의학교실’이라는 미션 달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며 굵은 결실을 맺어왔다
영상의학과 한준구 교수(1982년 졸업)는 내부적으로는 후학들 교육은 물론 대외적으로는 왕성한 활동을 통해 국내 초음파의학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했다.
대한초음파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각종 국제학술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우리나라 초음파 위상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다.
원내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 PACS 팀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기획실장 및 교무부학장, 서울대학교병원 정보화실장, 영상의학교실 주임교수 및 임상과장을 역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혈액종양내과 이종석 교수와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 교수, 핵의학과 김상은 교수가 인생 2막을 설계한다.
혈액종양내과 이종석 교수(1982년 졸업)는 종양학 분야 권위자다. 수 많은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항암신약의 임상시험 및 임상종양학 분야에 대한 학문적 교류를 위해 활발히 활동했고, 특히 암환자의 맞춤치료를 위한 다학제 치료 시스템 정착과 발전을 위해 이바지했다.
특히 한국임상암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학회의 국제적 위상 강화는 물론 국내 종양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당뇨병 권위자인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 교수(1983년 졸업)는 꼼꼼한 문진과 설명 잘하는 의사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후배 및 후학들과 함께 바쁜 진료 일정에도 쉼 없이 연구를 수행하며 당뇨병은 물론 내분비대사내과 영역에서 굵직한 연구성과를 냈다.
지난 2019년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장을 맡아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에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했다.
핵의학과 김상은 교수(1983년 졸업)는 서울의대 졸업 후 30년 간 핵의학·분자영상 분야에 헌신했다.
특히 마약이나 게임 중독자의 뇌신경학적 기전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하는 등 영상검사 결과를 활용한 다방면의 연구업적을 남겼다.
대한핵의학회 회장과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생리학교실 호원경 교수(1983년 졸업)는 모교인 서울의대에서 오랜 세월 국내 기초의학 발전과 연구환경 개선에 힘썼다.
특히 국책과제 일색인 순수연구개발비 중 자율공모과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장기적인 연구비 지원 문화 조성을 절실히 바랬던 기초의학자다.
이번 정년퇴임 교수 중 유일한 기초의학자로, 지난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전문가로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