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간호학과 학사편입 수학기간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특별편입’ 제도 신설을 두고 간호협회와 일선 간호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젊은간호사회는 최근 SNS를 통해 “대한간호협회가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2년 집중학사과정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간호사를 대변해야 하는 대한간호협회가 협회와 입장이 다른 회원 의견을 임의로 삭제하며 ‘불통(不通)’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간호사회는 간호사와 관련된 보건의료정책에 관심이 많은 젊은간호사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17년 결성됐다. 이 단체는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느냐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간호사의 실제적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간호사 근로 환경 개선 및 태움 문화 근절, 간호협회 선거제도 개혁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간호학과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거나 그에 준하는 학력을 가진 사람이 간호학과 3학년으로 편입해, 2년 동안 공부하는 과정으로 현행 3년에서 1년 단축 운영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통해 연간 간호사 1000명을 추가로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해 12월초 보건복지부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근무하는 일부 간호사와 간호대생들은 불충분한 교육시간으로 인한 실습 및 교육 ‘질(質) 저하’를 우려하며 특별편입제도 신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이 SNS 등으로 이러한 불만을 표출하자, 협회가 임의로 회원 댓글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간협 “심한 욕설 섞인 댓글 하나 삭제했을 뿐”
이에 젊은간호사회는 “간호사와 간호대생들은 왜 간호협회가 2년제 집중학사 과정에 찬성하는지가 궁금해 글을 남겼지만 협회가 이를 지웠다”며 “귀찮았던건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들이 이런 일에 끝까지 관심을 갖기엔 너무 바쁘고 지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모르겠다”며 “회원 댓글을 삭제한다고 그 의견이 함께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간호협회 인스타그램 다른 게시물 역시 ‘댓글 왜 지우세요’, ‘간호사들과 간호학생들 의견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건가요?’, ‘간협은 소통하기 싫어서 댓글을 다 지우는구나’ 등의 의견이 달렸다.
이와 관련, 대한간호협회는 "SNS 관리자가 심한 욕설이 섞인 댓글 하나를 지운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간협 관계자는 “집중간호학사 특별과정은 아직 확정이 아닌 검토 중인 정책일 뿐으로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30%까지 증원하는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등은 이미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특별편입이 도입돼도 자체 병원을 보유한 학교로 자격을 제한하는 등 규정이 까다롭다”며 “기존 3년에 배우던 수업을 2년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방학없이 학기를 진행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