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국민 건강을 해치는 전문약사 자격 인정 등에 관한 대통령 안(案)을 즉각 폐기하고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오늘(2일) 오전 10시 보건복지부를 방문,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직접 제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번 법령이 가진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실한 교육 및 시험과정, 국가가 아닌 임의단체에 특례를 부여한다는 점, 전문약사·전문약국 표기 등이다.
임현택 회장은 "전문약사는 겨우 4.5주 교육만 거치면 자격이 인정되는 운전면허 시험보다도 못한, 부실하기 그지없는 통과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격시험도 1차 필기와 2차 실기시험에서 각각 총점의 60% 이상 득점을 기준으로 하는데, 공통과목은 개별 과정을 이수하거나 유사 내용의 교육 누적 시간으로 갈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칙상 실무 경험을 갖추고 소정의 학술 논문을 발표한 약사에게 응시 자격을 부여하나 논문 규정이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약사제 인증위원회를 보건복지부가 아닌 임의단체인 한국병원약사회가 맡는다는 점도 우려했다. 자의적 규정을 근거로 응시 자격에 대한 특례를 부여한 것에 문제제기한 것이다.
의사회는 "전문의 제도에서 대한의학회와 수련평가위원회를 합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교육과정 및 교육기간 질(質)에 대한 타당성 검증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전문약국 및 전문약사 표기에 대해서도 "국민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상한 일로, 세계적으로 비웃음을 살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약사법에서 규정한 전문과목에 따르면 개국약국 또는 개국약사에 △내분비전문약사 △노인전문약사 △소아전문약사 △심혈관전문약사 △감염전문약사 △영양전문약사 △장기이식전문약사 △종양전문약사 △중환자전문약사 등의 표기가 가능해진다.
소청과의사회는 "전문약사 도입이 병원약사 제도화 필요성으로 인한 것인데, 전문약사가 병원에 있지 않고 동네로 뛰어나갔다. 분명한 법적 문제가 있으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양보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