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중 염증 수치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강력한 심혈관 질환 위험 지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예방 심장병학 전문의 폴 리드커 교수 연구팀은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의 혈중 수치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의 혈중 수치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더 잘 나타내는 지표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7일 보도했다.
CRP는 신체 조직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 혈액으로 방출되는 염증 표지 단백질이다. 염증은 면역 반응에 의한 염증 유발 물질의 분비를 일컫는 말이다.
CRP는 염증과 관련된 여러 단백질(사이토카인)로부터 오는 신호를 총체적으로 나타낸다. 의사는 CRP 수치로 환자 염증 활동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CRP검사는 흔히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3만1245명이 대상이 된 3건의 임상시험(PROMINENT, REDUCE-IT, STRENGTH)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이 3건의 임상시험 모두에서 5년 동안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1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혈관의 염증을 나타내는 고감도(high-sensitivity) C-반응성 단백질(hs-CRP)의 혈중 수치가 ▲주요 심혈관 사건(MACE: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 심근경색, 뇌졸중, 관상동맥 재개통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hs-CRP 수치는 심혈관 질환 위험 예고 지표로서의 예측력이 혈중 LDL 수치보다 높았다.
예를 들어, 고강도 스타틴으로 공격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고지혈증 환자들 가운데 CRP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보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고지혈증 환자에게는 대부분 공격적인 스타틴 치료가 행해지는 데 대한 경고일 수 있다면서 혈중 콜레스테롤만이 아니라 혈관 염증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결과는 CRP 수치가 높게 나온 고지혈증 환자에게는 염증을 완화하는 표적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런 환자에게는 콜키신(colchicine) 같은 항염증제 공격적 투여도 고려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제언했다.
콜키신은 값싼 항염증제로 콜키신보다 훨씬 값비싼 스타틴의 공격적인 치료로 기대할 수 있는 것에 못지않은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는 2건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앞서 발표된 일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콜키신은 오래 전부터 통풍(痛風: gout)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와 세계심장학회(World Congress of Cardiology) 연례 합동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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