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말 긴급사용승인돼 약물 이상반응 우려가 컸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만성질환자들의 기존 복용 약물 간 이상반응을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이 약물 상호작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신약 개발 과정과 전문의들의 약물 처방 과정에서 유용히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AI 기반 약물 상호예측 기술을 고도화해 팍스로비드 성분과 기존 승인된 약물 간 상호작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긴급사용승인약물은 약물 상호작용 유래 약물 이상반응 발생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특히 고혈압·당뇨병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는 장기간 약물을 복용,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이상반응에 훨씬 취약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약물 상호작용 예측 모델인 딥디디아이(DeepDDI)를 고도화한 딥디디아이2(DeepDDI2)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딥디디아이2를 이용해 팍스로비드 성분 '리토나비르', '니르마트렐비르'와 기존에 승인된 약물 간 상호작용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들 성분이 총 2248개 승인된 약물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딥디디아이2를 이용해 예측한 결과, 리토나비르는 1403개 승인된 약물, 니르마트렐비르는 673개 승인된 약물과 상호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결과를 활용해서 연구팀은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은 승인 약물에 대해, 동일 기전을 갖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낮은 대체 약물을 제안했다.
리토나비르와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대체 약물은 124개, 니르마트렐비르의 경우 239개였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과 임상을 통해 검증된 것은 아니므로 100%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서도 ”팬데믹 등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개발된 약물을 사용할 때, 예측된 약물 상호작용 유래 약물 이상 반응결과를 전문의가 미리 검토해 약을 처방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카이스트 코로나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저명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