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의사회가 현 의료계를 '의약분업 이후 최대위기'라고 진단하며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부산광역시의사회(회장 김태진)는 지난 21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제61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의료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강력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대의원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동안 중지되다 4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민주당 의료악법 일방적 본회의 상정, 회원들의 열정과 지혜 모아야”
강병구 부산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대의원총회를 개최하지 못하며 여러 문제들이 산적했다”며 “의료계는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엄혹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연말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불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은 우리를 경악하게 했다”며 “설상가상으로 민주당은 간호법과 의사면허박탈법을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폭거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의사회는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사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고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더 많은 회원들의 열정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진 부산시의사회장 또한 “봄기운은 성큼 다가왔지만 의료계는 의약분업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김태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하고 가장 큰 공을 세운 의료계를 뒤로 하고 일상 회복 과정에서 야당이 악법들을 밀어붙이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부산시의사회는 최근 회원들의 탄원서를 18개 지역구의원실에 전달하고 민주당사를 방문해 악법에 강력 항의했다”며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번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필수 의협 회장 “비대위 힘 합쳐 악법 저지 총력”
이날 대의원총회에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참석해서 "악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의료인면허법과 간호법 모두 꾸준한 저지를 통해 계류시켜왔지만 최근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며 “2월 출범한 비대위와 힘을 합쳐 끝까지 법안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간 다져온 여야 정치권과 소통을 강화하며 회원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의협 신축회관 준공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본회의는 대의원 270명 중 142명이 출석해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
본회의에서는 ▲부산광역시의사회장 직선제의 건 ▲상임이사 명칭 변경 관련 회칙 개정(안) ▲대의원 선출비율 관련 회칙 개정(안) ▲대의원 자격상실 관련 회칙 개정(안) 등에 대해 회칙 개정안을 상정했다.
회장 선거 직선제 사안은 찬성 88표, 반대 67표, 기권 2표로 찬성표가 의결 정족수(2/3 이상)를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
또한 본회의에서는 2023년도 주요사업계획으로 ▲대의원총회 및 이사회 개최 ▲대외협력위원회 강화 운영 ▲2024년 탁상용 달력 제작 ▲사회공헌사업단 설립 및 운영 ▲학술대회 개최 ▲사회공헌사업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예산 편성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대책 등으로 확정했다.
이를 위한 2023년도 예산안은 지난해보다 1938만원이 증액된 15억3802만원으로 확정됐다.
총회 상정 안건으로는 ▲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법안 반대 ▲의료분쟁조정원의 의료분쟁 자동개시 반대 ▲비급여 항목 보고 의무제 폐지 ▲문재인 케어 정책 폐기 ▲건강보험 약제비 환수 금지 등이 채택됐다.
임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