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특성화고 졸업 이상으로 상향하는 안(案)을 반대하고 나선 간호조무사 양성기관 상당수가 간호사와 연관성이 있는 단체로 나타났다.
간호조무사 양성 교육기관인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와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한국간호학원협회 등은 18일 국회 앞에서 ‘전문대 간호조무과 설치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1일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특성화 고교 간호 관련 학과 졸업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한 데 따른 조치다.
이들은 간호조무사협회의 전문대 간호조무과 설치 시도 중단을 요구하고 국민의힘과 정부에 공교육을 고사시키는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 개정 시도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전국에 간호조무사를 양성하는 직업계고는 59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은 8000여명에 이른다”며 “고등학교 졸업자가 대학 졸업장을 위해 간호조무과로 진학할 경우 이들 모두가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 반대라는 명목하에 직업계고와 간호학원을 볼모 삼고 있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들은 “현재 간호학원에서 단기과정(1년)으로 취득 가능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2년제 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은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과 과도한 교육비 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와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전국 직업계고 간호조무사 양성고 교사, 재학생, 졸업생, 그리고 학부모와 전국 간호학원들은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는 행태를 즉각 멈출 것을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당정 제안 반대 단체 대표들 '간호사' 출신
하지만 이들 단체 상당수는 간호조무사보다 간호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희영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장은 간호사 출신이다.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회원 역시 상당수가 간호사다.
한국간호학원협회 공화숙 회장 역시 간호사 출신으로, 간호학원 상당수는 간호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철폐’를 추진 중인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들 주장에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특성화고 졸업생만 8000명이라는 얘기는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1년도 기준으로 간호관련 특성화고 졸업생은 2048명으로 간호조무사시험에 응시한 학생은 1850명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중 간호조무사로 취업한 자는 400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70%는 대학으로 진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반은 간호대학으로, 나머지 절반은 응급구조학과, 물리치료학과, 치위생과 등으로 진학했다”며 “이를 알고 있음에도 전문대 양성을 반대하는 교사들은 간무사를 양성하려는 것이 아닌 간호대에 입학할 학생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전국 100개 학교에서 간호조무과 신입생을 40명씩 모집하면 정원은 4000명 불과하다”며 “매년 학원에서 배출되는 간호조무사가 3만2000명이기 때문에 일부 부실 학원을 제외하고는 학원 폐업에 영향을 미칠리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