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김영태 신임 병원장 취임 일성은 ‘필수의료’였다.
국가중앙병원으로써 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필수의료 활성화’ 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진료 부문에서는 중증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을 다루는 ‘4차 병원’, 시스템 측면에서는 한국형 미래 ‘K-디지털 의료’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미래병원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제19대 김영태 원장(심장혈관흉부외과)은 21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병원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김영태 병원장은 우선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는 필수의료 붕괴 문제에 주목했다. 특히 ‘폐과’ 얘기까지 나오는 소아청소년과 진료공백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8년 간 대표적 기피과인 심장혈관흉부외과 진료과장을 맡으면서 위기감을 절감했지만 작금의 소청과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급감하면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고, 이는 소아 의료체계 붕괴 우려로 이어지는 등 어린이 의료공백이 현실을 넘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1985년 개원한 어린이병원이 ‘소아의료 선도’라는 의미 있는 행보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저출산, 저수가’라는 겹악재 상황에 신음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김영태 병원장은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현실에 대한 개탄만 하기 보다 진취적인 변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김 병원장은 ‘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헬스케어 시스템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K-디지털’ 의료를 단계적으로 완성해 간다는 복안이다.
먼저 어린이병원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해 첨단 신생아 진단·치료, 희귀질환 및 소아암 진단치료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2027년 설립 예정인 배곧서울대병원에서 디지털헬스 기반 미래의료 조기진단·맞춤치료·첨단치료·재활의료·돌봄로봇 등을 실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디지털헬스를 기반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개발된 진단·치료를 서울대병원 네트워크에 이식하고, 강남센터를 통해 검증해 나갈 방침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오는 9월 개소 예정인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지원금과 넥슨재단 기금 등으로 건립되는 이 센터는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에서 중증질환으로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소아 환자에게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단기입원서비스를 시행한다.
김영태 병원장은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서울대병원이 추구하는 ICT 기반 융합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병원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의사들이 필수의료 전공할 수 있는 유인기전 마련”
“분당서울대 등 산하 병원별 진료 특성화 추진”
‘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를 통한 필수의료 활성화 시스템 구축과 함께 의료진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붕괴되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기존 운영 중이던 ‘필수의료 TFT’를 상설화된 위원회로 격상시켜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김영태 병원장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료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필수의료 TFT를 통해 필수과 의료진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필수의료는 워라벨 미확보, 의료분쟁 부담 등으로 기피하고 있지만 아직 환자 생명권 사수를 꿈꾸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많은 만큼 확실한 유인기전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필수의료 TFT는 서울대병원 의료인력 확보를 지향하고 있지만 정책 제언 등을 통해 국내 필수의료 인력난 해결책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규모나 방식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필수의료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김영태 병원장은 전국 공공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지방 공공의료기관과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확장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진료 시스템 및 의료전산 플랫폼 공급, 공공임상교수제 확대 등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각 병원별 진료 특성화도 선언했다. 서울대병원은 희귀난치병, 분당서울대병원은 디지털혁신병원, 보라매병원은 의료 시각지대 해소, 강남센터는 질병 예방 및 관리 등이다.
배곧서울대병원은 첨단 스마트병원으로 설립하면서 기장중립자센터, 국립소방병원 등도 설립 취지에 맞춰 특성화할 계획이다.
김영태 병원장은 “서울대병원 각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발현한다면 세계 최고 미래병원이라는 목표 실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