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 없이 낮은 임금, 열악한 처우와 복리후생을 조건으로 간호사를 채용하려고 하니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중소병원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기관이라고 해서 다 긍정화하고 옹호될 순 없다”
지난 26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사진]은 일부 중소병원들 행태에 대해 이 같이 ‘작심발언’ 했다.
"잘 하는 중소병원도 있지만 많은 병원, 아직도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직 고용 형태 안주"
임 과장은 “중소병원들이 반성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잘 하는 곳도 많지만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직을 고용하려고 하니 일할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등급제를 사례로 제시했다. 약 7년전 중소병원들이 간호등급제 기준 변경을 요구해 이를 수용해 정책에 반영했지만 간호등급이 올라간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임 과장은 “간호등급제를 바꿨으면 간호사 채용이 늘어나고 서비스의 질이 향상돼 그 혜택이 국민들한테 가는 것이 당연하다. 자기 반성 없이 정책적 주장만 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피력했다.
복지부는 지난 25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간호사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4년간 정부가 추진할 간호인력 지원 방향이 총망라됐다.
하지만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이틀 앞두고 정부가 직역단체 간 갈등 중재를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간호사의 날’인 내달 12일 예정된 발표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열악한 처우·복리후생 기반 채용 만연, 간호 지원대책은 정치 목적 배제"
임강섭 과장은 정치적 목적으로만 비춰지는 것에 대해 “종합대책 발표까지 민간 전문가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들의 노고가 퇴색된 부분은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에서 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Team) 단위로 방문형 보건의료서비스와 돌봄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토록 했다.
이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말만 바꿔 간호법 제정안 원안의 ‘지역사회’ 표현을 제외하는 대신 ‘방문형 간호’를 제공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임 과장은 “방문형 간호통합지원센터는 고령화시대 필요성이 요구돼서 지난해 11월부터 전문가와 수차례 토론에 거쳐 만들었다. ‘지역사회’ 표현 삭제 조건으로 제안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의료법상의 가정간호, 장기요양보험법상의 방문간호 등 다수의 방문형 간호서비스를 하나의 기관에서 대상자 특성에 맞게 제공하는 모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차의료와의 긴밀한 연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일차의료기관, 중소병원 등이 개설‧운영하는 방식이다. 올해 중 일차의료와 연계된 ‘방문형 간호 통합제공센터’ 모형을 구체화해 내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임 과장은 “해외 선진 의료시스템을 갖춘 국가에선 간호사 단독개설을 통해 간호사가 판단을 내려 의료행위를 등을 시행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일부 단독개설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