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당뇨환자에게 최적의 항혈소판제 요법을 규명했다.
스텐트를 삽입한 당뇨환자 중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 복용군은 아스피린 복용군에 비해 심혈관사건 위험이 약 30%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김효수·박경우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를 삽입한 당뇨환자의 단일 항혈소판제제 치료에 있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9일 발표했다.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 원인이며, 급사를 초래하는 위험한 질병으로 스텐트 삽입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스텐트 삽입 후에는 혈전증이나 재협착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 수개월 동안 혈소판억제제 2종류를 동시에 복용하며, 안정된 이후에도 일생동안 1종류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현재 국제진료지침은 일생동안 복용할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아스피린을 권고했으나, 그 과학적 근거는 부족했다.
최적의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규명하기 위해 2021년 김효수 교수팀이 다기관 무작위배정 임상연구(HOST-EXAM)를 통해 아스피린에 비해 클로피도그렐의 우수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허혈 위험이 높은 당뇨 환자들에게도 스텐트 시술 후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지는 아직까지 연구된 바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HOST-EXAM의 후속 연구로서 당뇨환자에게 최적의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규명하기 위한 분석을 진행했다.
선행 연구인 HOST-EXAM은 스텐트 삽입 후 6~18개월 동안 혈소판억제제 복용 중에 임상 사건이 없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군과 아스피린군에 1:1로 무작위 배정했다.
환자들은 24개월간 서로 다른 단일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했다. 환자들을 종합심혈관사건(사망+심근경색+뇌졸중+급성 협심증 재발+심각한 출혈)을 1차 평가 변수로 해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번에 진행된 후속 연구에서 연구팀은 HOST-EXAM 추적관찰 결과를 당뇨 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당뇨환자(1860명)와 비당뇨환자(3578명)로 구분해 사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당뇨 여부와 관계없이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에 비해 스텐트 삽입 후 심혈관사건 재발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당뇨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 아스피린군이 각각 6.3%, 9.2%였다.
즉, 허혈 위험이 높은 당뇨 환자도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할 경우, 아스피린을 사용할 때에 비해 심혈관사건 재발 위험이 31% 감소한 것이다.
비당뇨 환자에서도 결과는 동일했다. 비당뇨 클로피도그렐군과 아스피린군의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은 각각 5.3%, 7.0%로 나타났고 클로피도그렐군이 24%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스텐트 삽입 후 심혈관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클로피도그렐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요법은 당뇨 여부와 관계없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순환기내과 박경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 환자에 있어 단일 혈소판제제로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우월성을 증명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에게 클로피도그렐 단일 혈소판억제제 유지요법은 일생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분야 국제학술지 ‘JAMA Cardiology(JAMA 심장학, IF;30.2)’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