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은 시장에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비대면 진료, 의료 인공지능(AI) 등 독자 기술을 내세워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최근 태국 라마9병원과 비대면 진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라마9병원은 일반 질병부터 신장이식, 동맥질환, 뇌 수술 등 복잡한 질환 치료에 특화한 의료기관이다.
이 협약에 따라 라이프시맨틱스는 자사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닥터콜 플랫폼에 AI 기반 질환 예측 서비스 하이를 탑재한 솔루션 ‘하이닥터콜’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지 환자 특성에 맞는 진료 프로세스를 제공해 의료 서비스 질적 향상은 물론 비대면 진료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태국 내 이용률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 앱 API 연동을 통해 환자 맞춤형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의료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및 태국 전역에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특히 라마9병원 외에도 태국 내 7개 상급종합병원에도 순차적으로 진입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갈 전망이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웨이센도 베트남 의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이센은 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ICT 기반 의료시스템 해외진출 시범사업’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하노이 현지 병원에 AI 소화내시경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를 지원하게 됐다.
웨이메드 엔도는 국내 최초 내시경 검사와 동시에 분석이 가능한 실시간 내시경 분석영상 소프트웨어다. 위, 대장 내시경 영상을 학습한 AI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해 이상병변 의심 부위를 표시해 의료진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웨이센은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을 통해 하노이 세인트 폴 종합병원에 AI 기반 위·대장내시경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웨이메드 엔도를 설치하고 약 5000여건의 검사 건수를 기록했다.
회사는 세인트 폴 종합병원에 이어 베트남 현지 국립병원을 타깃해 시범운영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뇌질환 영상 AI 솔루션 전문 기업 뉴로핏 역시 싱가포르 보건과학청(이하 HSA)에서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의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뉴로핏은 지난해 12월 HSA로부터 양전자단층촬영(PET) 영상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스케일 펫과 함께 주력 제품인 아쿠아에 대한 인증까지 완료하며 동남아시아 의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뉴로핏 아쿠아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AI 기술로 분석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등 신경 퇴화 질환에서 관찰되는 뇌 위축과 백질 변성을 분석하는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AI 엔진을 기반으로 5분 만에 뇌 영상 분할 및 분석이 가능하다. 분석 실패율은 0%로 모든 인종,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뇌 영상 분석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뉴로핏은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을 고도화, 향후 알츠하이머병 진단 글로벌 표준을 정립할 계획이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9년 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이미 15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을 형성했다.
2024년에는 20억 달러(약 2조 6000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