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면허취소법(의료법개정안)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제정된 후 합의를 거쳐 개정될 전망인 가운데 지난 5년간 의사 범죄 현황이 조사돼 이목이 집중된다.
결론적으로 의사·한의사·치과의사의 강력(흉악)범죄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 종류는 재산범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처벌 받은 경우가 다수였다.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면허취소법은 이 같은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해서는 면죄키로 했지만, 의료계가 강력 및 성(性) 등 중범죄로만 그 범위를 제한하자고 요구 중인 만큼 추이가 주목된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 자료를 통해 의사 및 한의사, 치과의사가 포함된 의사 범죄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의사범죄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였지만 흉악 강력범죄는 늘었다.
지난 2021년 형사 입건된 의사범죄는 총 4336건으로 2017년 6194건보다 29.9% 하락했다. 다만 흉악 강력범죄는 2017년 142건, 2019년 150건, 2021년 176건으로 23.9% 증가했다.
폭력 강력범죄도 2017년 434건, 2019년 474건, 2021년 432건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2021년 의사범죄 중 특별법 범죄를 제외하고, ▲재산범죄 15.6%(677건) ▲과실범죄 15.1%(654건) ▲강력범죄(폭력) 10.0%(432건)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일반 전체 국민과 비교한 범죄율은 미세하게 더 낮았다. 2021년 의사 범죄율은 2.259%, 전체 국민 범죄율 2.936%로 약 0.7%p 차이가 났다.
범죄 종류별로는 전체 국민 형법 범죄율은 1.562%, 의사 형법 범죄율은 1.179%로 의사가 전체 국민보다 0.4%p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사 범죄, 흉악 강력범죄·위조범죄·과실범죄 등
일부 항목의 경우 일반 국민보다 의사에서 범죄율이 더 높기도 했다. 강력범죄(흉악) 0.092%, 위조범죄 0.038%, 과실범죄 0.341% 등이다.
이중 과실범죄의 경우, 하위항목인 업무상 과실치사상이 0.336%를 차지하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폭력·고용보험법·건축법·국가보안법 등이 속한 특별법 범죄의 경우 전체 국민의 범죄율은 1.373%였고, 의사범죄율은 이보다 약 0.3%p가량 낮은 1.081%로 집계됐다.
의사 범죄율이 더 높았던 항목은 ▲개인정보호법 0.033%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마약) 0.02%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향정) 0.87% ▲약사법 0.02%▲ 의료법 0.350% 등이 있었다.
신현영 의원 “의료행위 형벌화-필수의료 붕괴 연관성 대책 마련”
면허취소법 본회의 표결 시 기권표를 행사했던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은 “면허취소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면허 취소 기준을 두고 모든 범죄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강력·성범죄로 적용 범위를 특정할지 의견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의사 범죄 현황 분석은 해당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면허 취소 기준인 금고형 이상의 경우 의사 범죄 최종 형량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아 판단에 한계가 있다는 게 신현영 의원 설명이다.
또 빈번한 의료소송으로 필수의료 분야 기피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요구가 의료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제기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신 의원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의료인 면허관리의 적정선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형사입건되는 의사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의료행위에 대한 형벌화 경향과 필수의료 붕괴 연관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데이터에 활용된 표본은 2021년 만19세 이상 국민 4366만2599명과 의사 13만2605명, 한의사 2만6807명, 치과의사 3만3036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