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응급의료기관이 임의로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현행법상 시설, 인력, 중증환자 수용 여부 등 나름 기준을 통해 응급의료 수행 기관들을 계층적인 구조로 구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제처는 최근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게 유사 명칭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민원인 질의에 이 같은 해석을 내놨다.
현행 응급의료법에는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 기관을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권역외상센터 △지역외상센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면 그 명칭 또는 그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이는 전국 응급의료기관을 체계적으로 지정함으로써 응급의료체계 혼란을 방지하고 각각의 응급의료기관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법제처는 응급의료법상 사용금지 명칭 여부는 오인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유사한지, 해당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응급의료체계 혼란 초래 가능성이 있는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를 통칭하거나 각각에 해당하는 기관을 줄여 부르는 것으로 인식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그 명칭 중 ‘센터’와 ‘기관’이라는 단어에서만 차이가 있어 명칭을 구분해 식별할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판단이다.
법제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할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전문응급의료센터 또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응급의료법에 명시돼 있는 각 기관별 역할을 감안하면 환자들 오인으로 인한 혼란이 초래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얘기다.
실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를 담당하면서 다른 응급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려워 이송한 환자를 최종적으로 수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문응급의료센터는 치료가 어렵거나 특수한 장비 등이 필요한 전문 분야의 응급환자를 담당하며, 그 외의 환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이 나누어 담당한다.
지정 요건에 있어서도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에서만 지정될 수 있고,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종합병원 중에서만 지정이 가능하다.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종합병원이 아닌 병원 중에서도 지정될 수 있고, 지정될 수 있는 의료기관 수도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처럼 상급 응급의료기관일수록 더 엄격한 시설·인력 및 장비를 갖출 것을 지정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응급환자 및 보호자가 적절한 응급의료기관을 찾는 데 혼선을 주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제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 ‘응급의료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응급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명칭 사용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