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위원회로부터 승인을 권고 받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FDA 말초·중추신경계약물자문위원회(PCNS)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정맥주사제 '레켐비 100mg/mL'의 임상 혜택이 임상 3상시험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
레켐비는 올해 1월 초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자문위는 레켐비의 전반적인 유익성-위해성 프로파일과 데이터의 임상적 의미를 확인했다.
또 아포지질단백질E(ApoE) ε4 동형접합체 환자, 항응고제 병행 치료가 필요한 환자, 아밀로이드 뇌혈관병증(CAA) 환자 등 특정 하위그룹에서의 사용도 논의했다.
이번 만장일치 결정은 에자이의 대규모 글로벌 확증 임상 3상 시험 Clarity AD를 포함한 추가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을 기반으로 했다.
임상 3상에서 레켐비는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위약 대비 27%가량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지연 시킨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전 설정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여기에 다른 척도를 사용해 조사한 모든 다중 대조 2차 평가 변수들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가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3상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임상시험학회(CTAD)에서 발표됐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지속 승인의 경우 확증 임상시험에서 임상적 효과 등 여부에 달려있다.
우선 자문위는 임상적 효과가 있다고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때문에 FDA 승인에 유리한 고점에 오른 셈이다. FDA는 오는 7월 6일 레켐비 완전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 젬백스·아리바이오·삼바·에이비엘바이오 영향 주목
레켐비의 경우 연간 정가가 2만 6500달러(한화 약 3421만원)로, 미국 공공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보장 없이 치료를 받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이번 만장일치 권고에 따라 레켐비가 정식 품목허가를 받으면 메디케어 보장 약물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미국 보험청(CMS)은 항아밀로이드 가설 기반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해 보험 혜택을 제한할 수 있지만 FDA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으면 보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 기업 일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나온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쟁이 빨라지고 있고 CMO 수주, 진단 등 여타 제약바이오 업체들에게도 추후 영향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 중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과 관련된 기업은 젬백스앤카엘, 삼성제약, 아리바이오, 삼진제약 등이 있다.
여기에 CMO 및 뇌혈관 장벽 통과 후 알파-시뉴클레인을 공격하는 이중 항체 기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이 점쳐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투여 기간이 길고 용량도 큰 점 등을 근거로 CMO 수요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고, 릴리 신약 도나네맙도 FDA 승인 예정으로 혈뇌장벽(뇌, 혈관 사이 벽) 셔틀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크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1000개 이상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개발 중"이라며 "레켐비 투여 후 신약 후보물질이 효과·안전성을 나타낼지 관련 전략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항체 신약 매출 증가로 관련 CMO의 경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등에서는 알츠하이머 블록버스터 신약 공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발 주자인 릴리 항아밀로이드 항체 신약 도나네맙이 FDA 승인이 예고된다"며 "뇌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진단 기술 기업 등도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