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사용량이 늘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실적은 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로부터 ‘2022년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가정에서 복용하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를 약국에서 수거해 안전하게 폐기하는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수행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에 걸쳐 모두 9024개, 555kg의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춘숙 의원은 “식약처가 해당 사업을 보다 면밀히 준비해 수행한다면 더 많은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업 수행 당시 총 99곳의 약국이 참여했는데 실적이 발생한 약국은 3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64곳의 경우 사업 수행기간 내내 수거 실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업에 참여한 약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71.8%의 응답자가 마약류 반납을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월평균 인원이 0.5명 이하라고 답했고, 월평균 인원이 가장 많았던 경우도 2명을 넘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의 수거·폐기가 잘 이뤄진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단 4.2%만 ‘동의한다’고 했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56.3%)가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업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춘숙 의원은 “국내 인구 고령화 추세와 의료 서비스 선진화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자가 복용하고 남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는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관련 홍보, 인식 제고 등 사업 내실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