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고 그 중증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고찬영 강사와 박유랑 교수 연구팀은 소아 사회적 기능 중 하나인 ‘공동주의(Joint attention)’ 행동 객관적 평가·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고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먼저 객관적으로 공동주의를 평가하고, 유도된 행동을 비디오 데이터로 수집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해당 프로토콜을 이용해 생후 24~72개월의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소아 45명과 정상발달 소아 50명, 총 95명을 대상으로 3가지 유형 공동주의 행동 비디오를 수집했다.
수집한 비디오 데이터를 입력 값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정상발달 유무를 식별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증도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학습해 AI 기반 자폐스펙트럼장애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공동주의 세 가지 유형별로 딥러닝 모델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무와 중증도 예측 성능을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AUROC)과 정확도, 정밀도(양성 예측도), 재현율(민감도) 4개 지표로 분석했다.
그 결과, 딥러닝 예측 모델은 3가지 공동주 유형 모두에서 4개 지표가 높은 수준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무를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가 스스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자발적 공동주 영상을 입력 값으로 예측 모델을 분석했을 때 AUROC 99.6%, 정확도 97.6%, 정밀도 95.5%, 재현율 99.2%를 기록했다.
다른 두 가지 유형 영상을 입력 값으로 분석했을 때에도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정도를 증상없음, 경증-중등, 중증으로 구분한 중증도 평가에서는 자발적 공동주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분석했을 때 AUROC는 90.3%, 정확도 84.8%, 정밀도 76.2%, 재현율 84.8%로 다른 유형을 입력했을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발적 공동주의가 다른 유형의 공동주의보다 소아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욕구와 의도성을 좀 더 반영해 정밀한 분류가 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박유랑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 행동지표를 디지털화해서 객관적인 방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식별하고 증상 심각도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자폐스펙트럼 장애뿐만 아니라 여러 행동문제가 동반되는 뇌신경질환 연구와 임상적 평가를 위한 선별 및 정밀진단 보조도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 13.37)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