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특화된 전립선암 조기발병 예측 지표가 개발됐다. 전립선암 조기발견과 생존율 개선 기여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송상헌 교수팀은 전립선암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RS, Polygenic Risk Score)’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암 중 하나로, 1990년대에는 남성암 9위에 그쳤으나 2020년의 경우 3위를 차지했다.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 변이 상태가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데, 단일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빈도는 아주 낮다.
이에 연구팀은 단일염기 다형성의 더 작은 단위로 쪼갠 유전자 변이의 종합적인 영향력을 취합하고, 점수화하여 분석하는 다중유전위험점수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 2702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대조군 7485명과 비교해 유의미한 변이를 확인했으며 1133명에서 검증을 시행했다.
이는 한국인에서 시행된 전립선암 유전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 군을 포함한 것으로 임상적 의의가 크다.
연구결과 새로 개발된 PRS 점수에 따라 평가한 전립선암 고위험군의 경우 전립선암 발병위험이 글리슨 점수 7(3+4) 이상인 그룹에서는 4.6배, 7(4+3) 이상인 그룹에서는 2배 이상 높았다.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 평가지표로, 7점 이상이면 악성도가 높다고 본다. 같은 7점이라도 3+4 유형과 4+3 유형으로 나뉘는데, 4+3이 더 경과가 나쁘다.
따라서 해당 점수를 통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었다.
특히 60세 이하의 유의미한 전립선암 발생에 대해 흔히 사용되는 임상 표지자인 전립선특이항원(PSA)와 PRS를 함께 사용한 결과 예측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석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적 이질성에 따른 왜곡을 감안해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에 특화된 인종단위 다중유전위험점수를 개발하게 돼 뜻깊다”고 전했다.
송상헌 교수는 “단일유전자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도 종합적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본인이 원래 갖고 있던 전립선암에 대한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60대 이전에 암이 발병한 고위험 환자는 PSA와 새로 개발한 지수를 병용했을 때 예측력이 높아짐이 확인돼 임상 활용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