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시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만원대 가격 장벽을 극복하고 간암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권동일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보스톤사이언티픽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 현황과 전망을 공유했다.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TransArterial RadioEmbolization, TARE)은 방사성동위원소 함유 물질을 간 종양 혈관에 주입, 병변을 괴사시킨다.
다리 대퇴동맥을 통해 카텐터를 삽입한 후, 간동맥으로 방사선 구슬을 내보내면 간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간동맥에 작용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식이다. 기존에 시행되던 경동맥화학색전술(TACE)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사선색전술은 그동안 재료비를 포함해 1500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인해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었으나 2020년 1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서 환자 부담률이 50%로 줄어들면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권 교수는 "방사선색전술은 종양표적 시술이기에 강한 방사선이 종양으로 전달되더라도 정상 간 세포에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치료와 달리 발열, 복통, 구토 등 색전 후 증후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가 방사선색전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암 사망률에 있다. 간암은 암(癌) 질환 중에서도 사망률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간암으로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20명이다. 이는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방사선색전술, 특히 고령 간암환자에 적합한 시술 권장"
권 교수는 "방사선색전술은 완치 혹은 생존율 연장의 두 목적으로 시행이 가능한 시술이며, 고령환자에게도 적합한 치료옵션"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술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방사선색전술은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해준다. 종양 크기 및 위치 등에 따라 방사선량을 조절해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개별화된 용량을 사용해 시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에는 보스톤사이언티픽이 개발한 '테라스피어(TheraSphere)'가 있다. 테라스피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초로 급여로 인정받았다.
테라스피어는 방사성 물질인 이트륨(Yttrium)-90이 담긴 작은 유리구슬 형태의 미립구(microsphere)들로 이루어져 있다. 평균 지름 20~30 마이크로미터(μm)로 매우 작은 미립구는 환자 대퇴동맥을 따라 간동맥으로 주입돼 간 종양을 직접 괴사시키며 환자를 치료한다.
또 환자 상황에 따라 방사선량 조절 투여가 가능하며, 최소 침습으로 시술이 가능해 입원 기간이 짧다.
이러한 장점에 시술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방사선색전술 시술 건 수는 2018년 219건에서 2022년 532건으로 5년 새 142% 늘었다.
권 교수는 "일찍이 방사선색전술이 도입된 해외의 경우 시술 사례는 매우 활발하다"며 "국내에서도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방사선색전술은 초기 간암부터 진행성 간암까지 전(全) 단계 간암 환자 치료까지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지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