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부인과 의사들의 고령화가 심상찮다. 젊은의사는 줄고 고령의사는 크게 늘어가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에 따르면 70대 이상 산부인과 전문의는 지난 2013년 219명에서 2022년 568명으로 167.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 이하 젊은의사들은 1072명에서 727명으로 32.3% 감소했고, 이는 40대도 마찬가지다. 고령의사들의 지식과 풍부한 경험은 강점이지만 최근 복강경을 빠르게 대체하는 로봇수술 등에서는 오히려 숙련된 교육을 받은 젊은의사들 기술 적응이 강점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인천 거점병원이자 상급종병인 인하대병원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처럼 필수의료를 토대로 지역의료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방향의 일환으로 최근 병원은 향후 산부인과를 책임질 새로운 젊은 피를 수혈했다. 산부인과 의사들 고령화 속에서 미래를 책임질 젊은 교수는 말 그대로 가뭄의 단비다. 데일리메디가 인하대병원에서 새롭게 진료를 시작한 산부인과 추성필, 이태경 교수를 만나 부인과 치료 최신 경향과 산부인과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들어봤다.[편집자주]
Q.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위기 상황에 대한 견해는
얼마 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폐과 선언과 더불어 굉장히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2000년부터 꾸준히 논의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를 통해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개선 없이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지원율 저하는 장밋빛 없는 미래에 기인한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고위험 임신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분만 위험도는 계속 높아지는데 분만사고 관련 합의금이 10~15억원에 달하고 미세한 과실만 잡혀도 1~2억원 정도 보상 판결을 쉽게 접한다. 이 같은 일들의 연속으로 사명감은 물론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든지 오래다. 그나마 귀한 산부인과 전공의들 대부분은 사고가 적은 부인과, 난임 쪽으로 진로를 정한다. 외부 여건 위험요소를 낮추고 수가 개선과 같이 적정보상이 없다면 분만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게 자명하다.
Q.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 옳은 선택지는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 비교는 환자들의 단골 질문 중 하나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의 일종이다. 다만 젓가락과 같이 일자로 된 복강경 기구와 달리 원격으로 조정 가능한 로봇수술 기구가 복강으로 들어가 수술을 진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로봇수술 기구의 경우 사람의 손목과 같이 정교한 관절로 540도까지 회전할 수 있어 미세떨림 교정이 가능하다.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수술해 정상조직과 혈관 등 주변 구조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쉽게 말해 로봇수술은 복잡도가 높은 수술에서 빛을 발하며, 간단한 수술의 경우 복강경이 외적인 부분(마취 준비 시간, 로봇 팔 장착 시간 등)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다만 로봇수술은 고가인 만큼 무조건 고집할 필요는 없다. 환자가 수술 복잡도를 알기 어렵고 비용은 무시할 수 없어 의료진과 함께 적절한 수술 방법을 상의하는 게 필요하다.
Q. 자궁근종, 최적의 치료법 어떻게 찾나
자궁근종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에게서 흔히 발견되며 나이가 들수록 점점 많이 발생한다. 치료는 크기, 위치, 임신 계획 등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볍거나 없다면 치료보다 경과 관찰을 택하지만, 기타 증상 또는 난임을 유발하는 경우 등에는 치료를 택한다. 최근 수술 부위가 작고 최소침습수술 선호로 개복수술보다 복강경수술 또는 로봇수술을 더 선호하는 양상이다. 수술적 치료는 전신마취나 출혈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자궁에 절개를 넣고 봉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궁조직 손상으로 가임력이나 추후 임신 유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은 의료진과 신중한 상의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환자마다 달라질 수 있어 증상과 임신 계획 등을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 근종은 흔하게 발견되는 만큼 가임기 여성이라면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한 번 이상 초음파 검사를 추천한다.
로봇수술 등 부인암 분야 경쟁력 제고
사고 등 위험 여건 높아지고 보상금도 급증…분만 환경 갈수록 열악
건강함과 기쁨 선물하는 환자들 삶의 질 높이는 의사 되고 싶다
Q. 인천지역 최초 도입 '다빈치 SP' 강점은
다빈치 SP 버전의 경우 국내에서 의료 자원이 가장 많이 모인 서울에도 아직 10대 가량에 불과하다. 현존하는 최상위 버전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 편안함을 최고로 꼽는다. 쉽게 말해 수술을 하는 의료진이 편하면 수술결과와 부작용 감소 등에서 최상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수술 합병증 최소화 및 미용 관리 등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자궁내막암과 경부암에서 합병증과 수술 위험 가능성도 줄며 여성에게는 흉터 최소화로 미용 선호도가 높다.
로봇은 이미 일반 부인과 양성 질환과 암 수술 모두 수술이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사실상 99%에 가까운 부인과 수술이 가능한 셈이다. 인하대병원에서 단일공 수술이 가능한 분야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신장암, 전립선암, 두경부암, 종격동 질환, 담낭, 탈장, 부신 종양 등으로 그 범위가 넓다.
로봇수술센터는 다빈치 제작 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요구하는 수술 의사 역량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준점을 설정해 권한을 부여한다. 권장 교육에 보충교육을 실시하는 개념이다. 점수가 매겨지는 개별 맞춤형 온라인 교육과 시뮬레이터 훈련은 90점 이상의 기준점을 요구해 강력한 학습을 유도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로봇수술을 받고 싶다. 다소 고가의 비용이 문제지만 이를 보장하기 위한 실손보험이 다양한 만큼 경쟁력은 있다.
어떤 의사로 기억되고 싶나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면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큰 수술이 잦다 보니 늘 고민이 많다. 최대한 내 가족의 수술이라고 생각하고 최적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환자들은 의사들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는다. 아프지 않아도 찾는 진료과목이 바로 산부인과다. 그런 점에서 의사는 환자들에게 건강함과 기쁨을 선물할 수 있다. 즉,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의사인 셈이다. 출산, 난임 등 다양한 분야가 환자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