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조현장 전(前)원장 해임 3개월여 만에 신임원장 공모에 나선다. 낙제점을 받은 경영평가, 가라앉은 조직 분위기 쇄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보건복지부는 3년 임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초빙을 공고했다. 서류 접수는 9월 8일 시작됐으며 오는 19일까지다.
자격 요건은 ▲최고 경영자로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보건복지 및 건강증진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 풍부한 경험 ▲조직관리 경험 및 능력, 혁신성을 갖춰야 한다.
또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자격으로 뒀다. 이 외에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34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정관 제11조에서 정한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1차 서류심사 후 9월 22일 합격자를 발표(개별통보)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25일 2차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면접심사는 응시자 1인당 발표(10분) 및 질의응답(10분)이다.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지난 2021년 8월 취임한 조현장 전(前) 원장은 올해 6월 품위 손상과 직무상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해임 처분됐다.
이는 조 전 원장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국무총리실에 접수돼 총리실에서 1차 조사 후 복지부가 지난 4월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에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건강증진개발원에 해임 건의를 통보했으며 건강증진개발원은 이사회를 열고 해임 요청안을 의결했다.
이에 불복한 조 전 원장은 “소명 기회를 주지 않는 등 해임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서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건강증진개발원이 2022년도 정부 경영평가 결과에서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아 기관장 경질로 이어졌다는 관측을 내놨지만, 복지부는 이와 별개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193개 공공기관을 평가한 결과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2년 연속 ‘D(미흡) 등급’을 받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한국소방산업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총 5개 기관장에 대해 소관 부처 장관에 해임 건의했다.
특히 건강증진개발원은 전년도인 2021년도 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은 이후 운영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1년 새 평가 단계가 2단계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운영 실적이 낮게 평가받은데다 사실 여부를 떠나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는 사실만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어느 때보다 리더십과 비전을 가진 수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