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마련했다는 소아청소년과 대책을 따로 확인한 결과 그간 논의된 사안이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작동하지도 않을 전시성 정책만 사골 우리듯 다시 들고 나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대통령 지시 항명 보건복지부차관 박민수 경질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에 대해 “환자를 살리는 정책을 만드는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차관이 아니라 국민을 죽여 대한민국을 망하게 만드려는 적성국 간첩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박민수 차관을 즉각 경질해 아이들 건강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던 금년 6월, 보건복지부는 적극적으로 현장 의견 청취에 나섰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6월 5일 발족한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동시에 박 차관은 임 회장과 별도 자리를 갖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의힘 태스크포스에 보고할 대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듣고 설명회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임현택 회장 "소아과 전공의 지원·의료사고특례법 제정 등 진전 사안 하나도 없다"
임 회장은 “어느 정도 대책은 만들어졌겠지 생각하고 자리에 나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태스크포스에서 논의 됐던 사안이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 회장에 따르면 복지부는 주요 대책으로 소아과 전공의에 매달 100만원 지원을 마련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 3년 동안 받는 금액이 세후 2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2000만원 더 받고 평생 미래가 없는 과를 어떤 학생이 지원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책은 지난 흉부외과 인력 부족 때 나와 이미 망한 정책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의료사고 특례법과 소아과 병의원에 대한 큰 폭의 지원을 실질적인 대책으로 요구했다.
임 회장은 “박민수 차관은 의료사고특례법을 여당 의원인 김도읍 법사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반대한다고 핑계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확인한 결과 완전히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모집이 불과 2달 남았다”며 “박 차관은 놀랍게도 (소아과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명백한 지시에 항명하고 여당 국회의원들 얘기도 가볍게 부시하고 국민의 뜻에 전적으로 반하고 있다”며 경질을 요구했다.
이날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6월에 이어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2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3월 소청과 폐과 선언 후 회원들이 수익 창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미용, 만성질환 진료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도 약 500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당뇨, 비만 등 소청과 외 진료에 대한 워크숍이 열렸다.
임 회장은 “경력이 20년 넘은 한 회원이 최근 소아과 외 진료를 보기 시작했는데 몸도 마음도 편하고 수익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늘어 진료과목을 아예 정형외과로 바꿨다고 한다”며 회원들 사이에 팽배해진 소청과 탈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아이들이 진료를 못 받고 한없이 떠돌며 어처구니 없이 죽어갈 참혹한 사태가 일상이 되는 게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