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들이 공중보건 위기 대응 및 제약주권 확립을 위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승인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 주최로 열린 ‘병원의료산업포럼’에 참석한 감염병 전문가들은 제2, 제3의 코로나를 우려하며 국산 치료제 승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숙명여대 약학대학 김진석 교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하향됐지만 변이에 의해 언제든 다시 팬데믹으로 갈 수 있다”며 “게임체인저가 될 확실한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감염학회 우흥정 前 부이사장은 “신속항원검사 등이 유료로 바뀌자 검사를 잘 안하는 사람이 많아 병원 방문객 등을 통해 원내 전파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까지는 잘 막았지만 오미크론이 오면서 공공의료 붕괴 위기까지 왔는데 이런 위기가 또 없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대한보건협회 전병율 회장은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한 시점이고, 승인 시에는 기존에 승인한 약과 승인 심사 중인 약에 대해 식약처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석 교수는 “일반적인 승인 절차를 거쳐 10년 후에 치료제가 나오면 무슨 의미냐”며 “안전성와 유효성이 확인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승인을 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치료제 단점을 보완함은 물론 나아가 코로나19를 종식시킬 게임체인저급 약으로 현대바이오에서 개발한 ‘제프티’를 거론했다.
우흥정 교수는 “제프티는 고열을 포함해 미국 FDA에서 지정한 12가지 코로나 19증상을 모두 개선시켰으며, 전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약”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제약주권도 강조했다. ‘제약주권’은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약품을 개발, 생산,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팬데믹 초기에 전세계 보건당국자들이 대규모 백신과 치료제 물량을 구입하면서도 제조사인 글로벌 제약사에 구걸하다시피 저자세로 매달린 일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숙명여대 김진석 교수는 "해외약을 결정적인 순간에 수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국민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제약주권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병율 회장도 “신종플루 당시 타미플루를 필요한 만큼 수입하지 못해 애를 많이 먹었다”며 “감염병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2023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3) 핵심 행사로, 대한보건협회 전병율 회장이 좌장, 100분토론 진행자로 유명한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패널로는 대한감염학회 부이사장을 지낸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전문의 우흥정 교수와 숙명여대 약학대학 김진석 교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