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와 구글 '바드'가 산업 전반에서 화두다.
대학가를 비롯 산업계에선 이미 챗GPT를 활용한 코딩 작업, 앱·이미지·영상 제작에 속도가 붙고 있다. 활용범위가 확대 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수익 모델도 나오기 시작했다.
제약·바이오 영역에서도 챗GPT 등 인공지능(AI) 활용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바이오 업체가 생성형 AI 도입을 위한 연구에 나서는 데가 있는가 하면, 이미 활용을 천명하는 신생 업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 시장 선두 업체는 오픈AI의 챗GPT, 구글 바드 등이 있다. 국내에선 IT 기업인 네이버가 대화형 엔진 서비스 클로바X를 출시하면서 경쟁 상대로 급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클로바X 등 생성형 AI 모두 정확하지 못한 결과들이 많아 개선에 대한 지적이 여전하다. 몇몇 질문엔 답을 못하거나 일관성 있는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의 생성형 AI 서비스 ‘클로바X’는 ‘국내에서 올해 가장 성장 가능성이 있는 제약사는 어디?’라는 질문에 한미약품·JW중외제약·대웅제약을 꼽았다.
클로바X는 “이들은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기업의 성장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신약개발, 기술, 재무상태, 경영전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선 한미약품에 대해서는 “개방형 R&D 전략으로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RFID를 통한 혁신으로 의약품 유통시스템을 혁신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인권경영, 인재육성 제도, 복리후생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JW중외제약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을 타깃으로, 회사 기반기술을 활용해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로바X는 “대웅제약은 ‘ESG’가 주요 화두로 부상하면서 ‘인류와 지구 건강을 지키는 대웅제약’이라는 목표로 ESG 경영을 추진 중”이라며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지화 전략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지목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인권경영, 인재육성 제도, 복리후생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클로바X는 ‘제약사 중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많이 받은 제약사는?’이라는 추가 질문에는 ‘대웅제약’을 수차례 언급했다.
클로바X는 “R&D 성과로 인해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FDA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해외 인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생성형 AI 업체, 제품명 오류 및 답변 일관성 저하 등 개선 필요
오픈AI가 운영하는 챗GPT와 구글 바드, 네이버 클로바X 모두 정확도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났다. 질문에 대한 답(答)도 수시로 변했다.
챗GPT의 경우 성장을 예상하는 제약사 제품군 명칭, 부진 예상 회사명 등에 오류를 보였고, 마찬가지로 바드 또한 의약품 명칭 등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례로 챗GPT는 국내 기업 노바렉스 실적 하락을 전망하면서 ‘스위스 글로벌 제약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국내 노바렉스는 건기식 전문 업체로, 스위스 글로벌 제약사 노바백스와 다르다.
노바렉스 측은 이에 대해 “노바렉스는 스위스 기반 기업이 아닌 대한민국 건강기능식품 전문 제조기업이다. 노바벡스 등 유사한 이름을 가진 회사 정보와 혼용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결과도 스위스 기반 타 회사와 혼돈이 있었던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으로, 지난해 생산기준 국내 1위 건기식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바드의 경우도 일부 제품 군에서 글로벌 제약사 제품과 국내 기업 간 제품에 혼동을 보였다.
바드는 성장 제약사를 꼽으면서 “한미약품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매출이 증가하고 혁신신약 개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고 “SK바사는 SLB621 임상 중”이라고 분석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트라젠타'는 베링거인겔하임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네릭 경쟁이 치열하지만 출시된 것은 없다. 다수 제약사가 특허회피 후 출시를 예고 중이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 면역항암제 중 'SLB621'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제품은 없다.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은 존재하지만 아직 백신 연구 위주이고 면역항암제는 비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기업 네이버의 클로바X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클로바X는 대웅제약 성장을 언급하며 “대웅제약은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에서 최고전략책임자 CSO로 일하고 있는 등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대웅제약은 휴먼스케이프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데이터 활용 공동연구 등 협업을 진행 중이지만 임원 중 최고전략책임자(CSO)라는 직무가 없고 CVO(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만 있다.
회사 간 관계 표현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여기에 클로바X는 앞서 ‘성장 가능 제약사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답을 할 때도 있었고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클로바X는 “저는 인공지능 언어모델로 개인적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성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기업을 추천 드릴 수는 없다”고 답하는 등 당초 답변과 다르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