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강기윤 의원(국민의힘)과면담을 갖고, ‘전이성 유방암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신약 접근성 강화 방안’에 대한 정책을 제안했다.
전달식에는 강기윤 의원과 종양내과학회 이재련 보험정책위원장(서울아산병원), 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위원회의 손주혁 위원장(연세암병원), 박연희 전임 위원장(삼성서울병원), 이경훈 위원(서울대병원)이 참석했다.
학회들은 사회적 손실과 국가 재정 절감을 위해 유방암 치료 보장성 강화 필요성을 설명하고, 실제 치료 현장에서 느끼는 신약 급여 관련 현행 제도의 한계점과 개선안의 시급성을 피력했다.
이재련 보험정책위원장은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전체적으로 90% 이상에 이르지만 4기 유방암의 경우 34%로 급감한다"며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재발과 전이를 겪으며 4기로 진행돼 결국 사망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환자들의 효과적인 약물 치료는 유방암 생존율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며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 신약의 접근성 확보는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정책 과제"라고 이번 제안의 배경을 전했다.
박연희 전임 유방암분과위원장은 "최근 '엔허투'라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의 승인과 급여에 대한 국민청원이 두 번이나 5만 이상 동의를 얻었다"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이 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050 여성들의 사망은 가정의 안녕과 직결된다"며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신약의 빠른 도입은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비용 감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신약 접근성 확보는 매우 시급한 문제지만, 실제 유방암 치료제의 급여 검토 현황은 이와 상반된 모습이다.
두 학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국내 허가된 전이성 유방암 신약 중 7개 제품이 아직까지 건강보험급여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높은 재발률과 공격적인 진행을 보이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평균 급여 등재 소요 기간이 3년 이상(1233일)에 이르렀다.
유방암 신약 급여 평가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두 전문학회는 ▲신약 경제성 평가의 유연화 ▲신약 평가 단계의 효율화 ▲환자 본인부담율 다양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손주혁 유방암분과위원장은 "한국은 글로벌 임상의 허브로서 많은 환자들과 의료진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기여하고 있는데 오히려 제도적 절차로 인해 우리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해외국과의 치료 격차를 해소하고, 형평성 있는 의료 자원 분배와 치료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두 학회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환자 본인부담율 다양화를 제안했다. 현행 산정특례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하면 약제비 관리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전문가들이 유방암을 여성건강을 위협하는 핵심질환으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엄마건강’을 챙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환경 조성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학계전문가, 보험당국과 함께 유방암 환우와 가족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