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국가 존속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 간 신생아 3명 중 1명이 유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유산율 40.74%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누적된 유산 건수가 107만6071건에 달했다.
누적 출생아 수가 348만5907명을 고려하면 출생아 3명 중 1명이 유산되는 수준이다.
국내 출생아 및 유산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간 총 348만5907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하지만 그중 30.9%에 해당하는 107만6071건은 유산됐다.
특히 2013년 27.7%였던 유산율이 2014년을 제외한 모든 년도에 증가세를 보이며 2022년에는 35.8%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10년 간 각 시/도별 출생아 수와 유산 건수를 비교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유산율이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40.74%)과 전남(40.64%)의 경우 유례없이 40%대를 돌파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30~39세) 임산부 유산이 66만4583건, 전체의 61.76%를 차지했으며, 20대가 21만8915건(20.34%)으로 뒤를 이었다.
임산부 평균 초음파 10.5회…건강보험, 7회만 지원
건강한 신체인 2030 산모 유산만 88만 건이 넘는다는 것은 제때 태아 건강을 확인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저출생 시대에 아이를 낳고자 큰 결심을 한 임산부들이 건강한 자녀를 낳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한 태아 건강 체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임산부 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의 제한적 지원으로 예비 임산부의 경제적 걱정을 가중할 뿐 아니라 실제 산모의 의료비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임산부 초음파 검사 급여기준을 살펴보면, 임신 13주 이하의 제1삼분기 임산부는 일반 초음파 검사 2회와 정밀 초음파 검사 1회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임신 14주부터 분만일까지의 제2, 3 사분기에는 일반 초음파검사 3회와 정밀 초음파 검사 1회까지만을 지원한다.
즉, 총 7회 인정 횟수를 초과하거나 7회 이내 검사라도 인정 주수에 맞지 않는 검사에 대해서는 산모가 모든 비용 부담을 안게 되는 형식이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분만 전 280일부터 분만일까지의 초음파 검사 청구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초음파 검사를 받은 산모 10명 중 8명이 7회 이상 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한 명의 임산부가 평균적으로 받은 초음파 검사 횟수는 건보공단에서 판단한 기준(7회)보다 1.5배 많은 10.5회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의 산전 초음파 지원 사업이 산모 의료비 부담에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백종헌 의원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없이 현 시스템을 유지하면 국내 유산율은 계속 증가해 OECD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산부가 의료비 부담없이 태아 건강 확인만 할 수 있어도 매년 최대 30% 높은 출산율을 기대할 수 있다”며 “건보공단은 제대로 된 임산부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