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억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고도 연구 성과평가에선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확인한 2020~2022년 과기부 혁신본부의 보건복지부 배정 R&D 예산은 1686억원이었다.
복지부는 이중 절반가량인 832억2000만원을 제약사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연구·개발에 지원했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 개발과 관련 522억원(62.7%)의 지원금을 받았다.
당시 문재인 前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치료제는 올해 안에 생산되고, 백신은 내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며 약효 논란이 제기됐다. 결국 1년 여만에 방역당국이 렉키로나주 의료기관 공급을 중단, 국산 치료제 개발은 실패로 끝났다.
치료제 개발이 실패했지만 셀트리온에 대한 연구 성과평가가 상대적으로 다른 제약사보다 좋게 나온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코로나19 신약개발 사업단은 2020~2021년 임상 지원 성과평가에서 녹십자 ‘보통’, 대웅제약·동화약품 ‘미흡’으로 평가한 반면 셀트리온엔 ‘우수’ 평가를 내렸다.
김영식 의원은 “셀트리온이 국비를 지원받아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상한가를 경신했고 서정진 회장 보유 주식 가치는 3조8000억원 증가했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R&D 카르텔”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R&D 예산 평가방식을 개편해 국가 예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