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혜·문수연 데일리메디 기자]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위반 제약사 처분 및 주사제 이물질 혼입 문제, 미프진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의약품 공급대란 등이 올해 식약처 국정감사 핫이슈였다.
그러나 마약류 오남용 및 관리와 중독예방,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이슈에 떠밀려 예년에 비해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가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 시행 후 첫 적용 대상이 된 한국휴텍스제약에 대한 처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제도는 임의제조와 허위기록 작성 등 고의적 GMP 위반 제조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약사법 개정을 통해 시행 중이다.
백 의원은 "고의적이고 불법적인 GMP 위반 사안은 강력하게 처벌해서 향후 동일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휴텍스제약 혐의가 위중한 만큼 약사법 개정으로 시행된 GMP 적합판정 취소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달라고"고 덧붙였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GMP 적합판정 취소제도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이고, 휴텍스제약은 첫 사례이기 때문에 취소 범위 등을 얼마나 할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면밀히 검토해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일 한국휴텍스제약 대표는 건강 상의 이유로 불출석하고 김성겸 사장이 대신 출석했다.
또한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주사제 이물질 혼입 사건이 계속 등장함에 따라 주사제 관리 기준 강화 및 재방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某대학병원에서 유리입자 혼입 가능성이 있는 첨부용제를 사용한 면역억제제 '씨뮬렉트'가 논란이 됐다"며 "식약처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고 해당 주사제 출하 중단 및 회수 조치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제품을 투여 받은 환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느냐"며 "이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제도 및 법을 개정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오유경 처장은 "국민과 의료진에게 씨뮬렉트 관련 정보를 알렸고, 현재 주사를 투여한 6명의 환자에 대한 부작용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미프진 필수의약품 지정 및 원료의약품 자급화' 촉구
국가필수의약품 지정과 목록 재정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산유도제 '미프진' 필수의약품 지정과 관련해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사진 左]을 참고인으로 불렀다.
이동근 사무국장은 "작년 12월 현대약품이 미프진 허가신청을 철회한 후 국내 도입이 중단된 상태인데, 식약처는 민간회사의 허가신청을 기다리지 말고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 및 비축해 사용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국가필수의약품 목록 재정비 목적과 기준도 불분명하다"며 "현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필수약을 지정 해제하는 건 식약처가 의약품 안전 공급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보건의료에 필수적이지만 시장기능만으로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필수의약품 사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주기적으로 목록을 재정비하고도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미프진에 대해선 법률 개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지속해 나가겠다"며 "국가필수의약품 목록 정비에 대한 의견도 수렴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 공급 대란이 벌어진 만큼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서영석 더불어미주당 의원은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보면 90%를 수입했다"며 "필수의약품 원료의약품 자급화가 되지 않으면 비상상황 시 의약품 생산, 공급대란을 막을 수 없는 만큼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작년에 아세트아미노펜 경우 식약처가 긴급생산명령을 하고, 복지부에서 약가를 인상해주면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저조한 이유는 채산성이 낮아 생산하지 않는 것인데, 식약처도 행정적인 인센티브를 다양하게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