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하면서 당분간 홍성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에 이어 대표까지 사임하면서 향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한 데 따라 당분간 홍성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닐 워마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중국 바이오벤처 아이맵바이오파마 등을 거친 전문 경영인으로, 지난해 4월 제넥신 대표로 선임됐다.
제넥신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외국인을 대표 자리에 앉히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닐 워마 대표는 1년 6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사임하게 됐다.
닐 워마 대표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제넥신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할 계획"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한 이유가 자금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넥신은 200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상장 이후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23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제넥신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852억 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금년 6월 아지노모도제넥신 지분 전량을 처분해 193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R&D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공 가능성이 낮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제넥신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DNA 백신 GX-19N 임상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단장증후군 치료제 GX-G8 임상 1상 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은 지난 2019년 3월 ANSM(프랑스 식약처)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나 환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더 이상 임상시험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닐 워마 대표의 높은 보수도 제넥신 재정에 영향을 부담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닐 워마 대표는 지난해 5억5500만원을 받았는데, 제넥신에서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 임원은 닐 워마 대표가 유일하다.
당분간 제넥신을 이끌게 된 홍성준 대표는 지난 2020년 제넥신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된 데 이어 올해 초 각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홍 대표는 핵심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고,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으로 임상 범위를 확장하는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