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저지를 위해선 대한의사협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무분별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
박명하 회장은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비인기 필수과 전공의 부족, 수도권 쏠림, 지방의료 붕괴 등 모든 문제가 의사 수 부족 때문이라고 몰아붙인다"며 "무분별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는 현재의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생·인구절벽으로 인구는 감소하는데, 의대 정원 확대로 의사가 배출되는 10여년 뒤에는 오히려 의사 과잉이 된다"며 "포퓰리즘식 의대 정원 확대는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부실한 의학교육으로 인한 의료 질이 저하될 게 분명하다.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의대의 사례를 기억해야한다"며 "의대 만능주의로 인한 교육체계가 붕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명하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다 강력한 대응책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박 회장은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많았고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가 한발 물러선 듯한 얘기를 흘리고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해 선언적인 의미에서의 강력투쟁 정도 수준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고, 지금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회원들이 많다"며 "이에 의협이 강력히 투쟁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여러 대표자들이 지적했지만 선언적 의미 투쟁만 발표됐고 강력한 어조가 아니어서 미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간호법·면허박탈법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대내외 회원과 국민에 대한 홍보가 중요하고, 강력한 투쟁 의지만이 올바른 결과이자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소수 대표자가 아닌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해야 하고 비대위를 꾸려서 강력한 투쟁을 해야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반영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