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관절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인공관절은 한국인의 ‘양반다리’ 습관으로 인한 관절 손상에 최적화된 기술로 관절 치료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은 최근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는 한국형 인공관절 CR타입을 개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현재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국산 인공관절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연세사랑병원은 의료기기 전문업체 스카이브와 7년 여 연구 끝에 1만2000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 ‘PNK(Personal Natural Knee)’를 개발한 바 있다.
PNK 인공관절은 국내 환자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무릎 관절 크기와 연골 두께 등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게 특징이다. 이때 개발된 한국형 인공관절은 PS 타입, 즉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인공관절 삽입물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타입이고, 다른 하나는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는 CR 타입이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연구진이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타입을 먼저 개발한 이유는 바로 한국인들의 ‘양반다리’ 습관 때문이다.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게 추후 고굴곡으로 무릎을 구부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환자의 90%는 PS 타입의 인공관절을 이용한다.
그러나 입식 생활을 하는 유럽, 미국에서는 점유율이 조금 다르다. PS 타입 51%, CR 타입 49% 정도로 두 가지 인공관절이 비등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연세사랑병원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CR 타입 인공관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NK 인공관절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FDA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연세사랑병원 관계자는 “한국형 인공관절을 개발한 후 약 500여 명의 환자가 해당 인공관절을 사용했는데, 한국인에 최적화된 만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금년 10월부터 신촌, 강남, 용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에서도 PNK 인공관절을 사용할 예정이며 다른 대학병원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카이브 관계자는 “해외 제품 점유율이 높은 인공관절 시장에서 한국인 데이터 기반 제품을 개발해 기쁘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절 간 직접적 마찰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 발생을 막는 인공관절수술은 1960년 개발된 이후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획기적인 효과성과 별개로 인공관절 수명 연장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기술 발달로 인공관절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평균 15~20년 정도이며, 이는 개인 생활습관에 따라 더 짧아지기도 한다.
100세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근래 상황을 볼 때 60세 환자가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경우 한 두 차례 수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연세사랑병원은 일찍이 3D 맞춤형 인공관절에 주목해 왔다. 기존 개발된 인공관절과는 달리 무릎 아래 뼈 부분까지 ‘맞춤형 인공관절’을 제작해 마모를 줄였다.
이번에 개발된 PNK 인공관절은 그동안의 노력과 노하우가 결집됐으며 무엇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인공관절수술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마모를 최소화해서 인공관절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며 “앞으로도 맞춤형 인공관절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