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김영태 병원장이 무난한 국정감사 데뷔전을 치렀다. 당초 예상됐던 야당 공세는 수위가 낮았고,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굵직한 보직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병원 경영 상황 파악에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철저한 준비로 큰 위기 없이 첫 국감을 소화했다.
김영태 병원장은 24일 열린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장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병원장의 국감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수 개월이 흐른 만큼 나름 업무 파악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첫 국감인 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사회가 추천한 최종 후보들에 대한 대통령 반려, 재공모 등 임명 과정이 이례적이었고, 그 배경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던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관련 질의가 예상됐다.
실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병원장 임명 과정에서 불거졌던 각종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를 통한 진위 검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 김영태 병원장 임명에 관한 야당의 공세는 이뤄지지 않았고, 병원 운영과 관련한 질의도 수위가 높지 않았다.
교육위 의원들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인력 확보 △중증 소아환자 진료환경 개선 등 최근 불거진 의료계 현안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이 외에도 △병원학교 활성화 △암환자 장애인 세제 혜택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등 비교적 무난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영태 병원장은 이날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내내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응대했다.
다소 민감한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규모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해당 문제를 질의한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의료계 리더인 서울대병원장이라면 정책적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지만 “더 진중하게 고민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여야 의원들은 서울대병원 위상을 인정하며 보다 의미 있는 행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빅5 병원 환자쏠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각 지역 거점별로 서울대병원 수준에 준하는 병원을 만들어 지방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서울로 오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김영태 병원장은 적극적인 공감을 표하며 “전국 국립대병원이 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하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암환자 장애인공제 활성화를 주문하면서 “서울대병원이 걷는 길이 표준이 되는 만큼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위기 상황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김영태 병원장 아들의 서울의대 편입 과정에서 불공정한 혜택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영태 병원장은 차분한 어조로 “아들 의대 편입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은 이해가지만 소위 얘기하는 아빠 찬스 혜택은 없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