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규모 조사에서 전정 기능 손실이 치매 위험을 2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팀은 한국성인 40~80세 234만명의 의료정보를 분석한 결과 전정 기능이 손실된 환자의 치매 진단율이 12.7%로 비교군(5.9%)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전정기관은 머리의 수평, 수직 선형 가속도, 회전 운동 등을 감지하고 뇌에 전달해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을 경우 기억력, 인지처리속도, 공간인지 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반대로 인지기능이 상실된 환자에서 전정기관 장애도 더 흔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은 2002~2019년 등록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통해 40~80세 성인 234만7610명의 전정기능 상실 및 청력상실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중 전정기능 손실 환자는 6만525명, 청력상실 환자는 14만1476명이었다.
조사결과 전정기능이 손실된 환자 치매 진단률은 12.7%, 청력상실 환자 치매 진단률은 11.4%로 나타났다. 두 질환이 없는 대상의 치매 진단율은 5.9%로 절반 수준이었다.
전정기능 손실과 치매의 인과관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전정기관의 신호전달 저하로 인한 뇌 일부 축소, 부상 우려로 사회적 고립, 인지기능 상실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질환 등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전정기능 손실이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청력상실과 마찬가지로 전정기능 손실도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0월 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