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차기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이 현 의협 집행부가 중심이 된 의정협상단이 아닌 새로운 협상단을 꾸려서 이 사안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새 의정협상단 구성을 위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건의하고 임시대의원 총회 개최를 촉구했다.
박명하 전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사진 左]과 임현택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들의 모임 대표[사진 右]는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박명하 前 비대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의협이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지만 강력한 투쟁에 대한 메시지도 없고 통탄스러운 회원들 심정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지난 주말 임현택 대표가 연락이 와서 의기투합하게 됐다"며 "정부가 졸속 강행하는 의대 정원 확대를 막기 위해 손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임현택 대표도 "의협회장 선거 때문에 나섰다는 눈초리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두 사람 모두 회원들 민원을 해결해줄 의무가 있는 자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의대 정원은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의협과 정부가 일사천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는 의사 회원들 민심에 반하는 행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임총을 통해 새로운 의정협상단이 꾸려지면 지금까지 정부와 논의했던 내용을 원점에서 돌리고 처음부터 다시 협의를 시작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임현택 대표는 "과거 의정협의체 회의 후 발표된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 '적정한 의료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한다. 필수인력 수급 추계, 의사인력 수급 모니터링 등 사후 평가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인력 수급, 적정한 의료 인력 확충 등 문구 하나 하나가 다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며 "이런 문제에 대해 회원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비난해도 정정보도나 수정 요청조차 안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의정협의체가 논의한 내용은 9.4 의정 합의에 모두 위배되는 내용이다. 따라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더 이상 협의해선 안 되며, 별도 협상단을 구성해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도 "지난 6월에 300명 선으로 합의가 됐다는 보도 내용을 봤는데, 생각해보면 그런 합의가 있어서 시도의사회장과 충분한 소통을 안 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사실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내용에 대해 의대 정원에 합의한 것 같은 뉘앙스가 나와 시도의사회에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의협은 '합의한 적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상황을 거짓말로 모면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료현안협의체는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의료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지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기구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는 자체적으로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 금요일까지 회원 대상 의대 정원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나오면 공개하고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회원들 의견을 반영한 요구사항을 제시코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