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가 내년도 전공의 정원을 기존 50명에서 10명 증원해 총 6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공의 균형 선발을 위해 전공의 선발 비율을 기존 60:40(수도권:비수도권)에서 50:50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한데 따른 대책이다.
다만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의학계 반발이 거세지자, 전공의 정원 비율을 55:45로 중재하겠다는 의지를 최근 밝혔다.
대한비뇨의학회(회장 홍준혁)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3년도 제75차 대한비뇨의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비뇨의학회는 계속되는 전공의 지원 감소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지난 2017년에 정원을 50명으로 제한하는 총정원제를 결의했다.
이후 고령화에 따른 비뇨의학과 질환 증가와 지난 10년간 전공의 미충원의 결과에 따른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요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뇨의학과 전문의 근무여건이 개선되면서 2021년부터 전공의 충원율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00% 충원을 기록한 바 있다.
박관진 대한비뇨의학회 수련이사[사진]는 “전공의 지원율은 수치로만 보면 향상된 듯 보이지만 복지부가 지정한 전공의 선발기준은 총 78명이다”라며 “현재 50명 기준으로 선발할 경우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수련병원 각각 21개와 12개가 제한된 정원을 선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전공의 지원이 미진할 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공의 지원율이 높아지면서 지원자가 있지만 선발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하고, 전공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 진료나 당직근무 어려움 가중 및 젊은 교수들 연구능력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학회가 수련병원 과장 및 평의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러한 문제를 보여줬다.
전공의 부족상황을 겪는 수련병원의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70%(60명)는 ‘부족한 전공의 공급을 위한 학회 차원 노력이 필요하다’, 25%(22명)는 ‘현 정원을 유지하며 수련병원 수가 자연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학회 차원의 어떤 노력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복지부가 규정한 비뇨의학과 전공의 정원 78명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53%, 32명) ▲총정원제 규정 수보다 5~10명 더 뽑아 지역 배분 불균형 조절이나 미선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32%, 19명) 등의 답변이 있었다.
지속적으로 전공의가 선발되지 않는 경우 병원에 미치는 영향(복수응답)으로는 ▲당직 및 응급실 근무를 해야 하는 전문의 주간 진료역량 감소(51%, 39명) ▲연구를 함께해야 하는 전공의 부재로 연구 역량 감소(56%, 43명) 등의 답변이 나왔다.
"환자쏠림 현상 등 부담 큰 수도권 전공의 정원 감축 불합리"
비뇨의학회는 현재 전공의 50명 총정원제를 유지하며 수도권 30명, 비수도권 20명을 선발하고 있다.
정부의 5:5 비율 방침을 고수하기 위해선, 수도권 선발을 5명 줄이고 비수도권에서 5명을 더 선발해 각각 25명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수도권의 전공의 인력을 감축했을 때 부작용을 고려해 학회는 한시적으로 비수도권 정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관진 수련이사는 “환자쏠림 현상 등 부담이 큰 수도권 수련병원에 전공의 수를 감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수도권 선발을 유지하되 비수도권 정원을 늘리는 방식을 복지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정원제로 전공의 선발을 78명에서 5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10명 증원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회는 정원을 10명 증원하는 것은 정부에 협조하기 위한 한시적 정책임을 강조했다.
박 이사는 “비뇨의학과 60명 정원정책은 한시적으로 복지부 정책에 협조하는 것이지, 기존 50명 정책의 변경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다수 회원들과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