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인구가 600만명을 넘어서면서 2030세대에서도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과 관리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에 따르면 11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맞아 노보 노디스크(사장 사샤 세미엔추크)와 공동으로 ‘당뇨병 인식’을 조사했다.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식조사 결과 2030세대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공복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집계됐다(59.9%, 344명 중 206명).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 수치와 함께 당뇨병 중요한 진단기준 중 하나인 ‘당화혈색소’에 대해선 2030세대 중 ’73.6%(344명 중 253명)’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를 모르는 이도 ‘54.2%(344명 중 186명)였다.
2030세대가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였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20대 88.2%, 30대 90.8%).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20대 55.6%, 30대 43.6%),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 본 비율도 66.7%로 확인됐다(20대 68.5%, 30대 65.0%).
올해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은 지난해(82.8%)보다 6.75% 상승했다.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전단계’ 인지율은 작년보다 9.5% 올랐다(‘22년 36.3%→ ‘23년 45.8%).
반면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2022년 당화혈색소 인지율 24.7%, 공복혈당 수치 아는 비율 40.8%).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는 10명 중 3명꼴(각각 36.7%, 39.7%)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2명꼴(19.9%)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2030세대 젊은 당뇨병 관리 위해 국가적 개입 및 지원 필요”
당뇨병 유병률 급증세와 질환 심각성 인지율 증가에도 불구, 2030세대의 당뇨병에 대한 경계심은 낮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42.5%, 308명 중 130명).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이보다 낮았다(27.9%, 308명 중 85명).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부담이 1위인 질환으로, 고혈압, 신장질환, 심근경색증 및 뇌졸증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세대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늦은 나이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을 것 등을 학회 차원에서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