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약물 관리시범사업의 6년 성과를 토대로 정책 성공의 핵심 방안이 의·약사 간 정보 및 의견 공유로 꼽혔다.
이는 지역사회 모형에서 도출된 결과로 약사의 약물 검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긍정적 효과가 의사 처방조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도출된 데 따른 분석이다.
한계점을 보완키 위해 올해부터 서울 도봉구에서 ‘지역사회 의·약사 협업 모형’을 시범 운영 중이며, 약사는 건강검진기관포털로 약물 상담결과를 입력하고 의사는 요양기관정보마당에서 결과를 확인해 처방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운영한 다제약물 관리사업 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 의·약사 간 정보 및 의견 공유로 채택해 개선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복용 중인 약물 평가 및 상담, 그리고 필요시 처방을 조정해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줄이고 올바른 약물 복용을 유도해서 건강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제약물 관리대상은 고혈압, 당뇨병 등 46개 만성질환 중 1개 이상 질환을 보유하면서 정기적으로 10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다제약물 복용 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상반기 건강보험 가입자 진료기준, 10종 이상의 다제약물을 상시(두 달 이상) 복용 환자는 각 117만 5130명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75세 이상 환자 중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중인 노인의 비율은 64.2%로, OECD 평균(48.6%) 보다 높은 수치를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다제약물 투약이 높은 나라는 포르투갈(73.0%), 이탈리아(64.7%) 등 두 나라에 그친다. 이에 건보공단은 ‘병원모형’과 ‘지역사회모형’으로 구분해 다제약물 복용자의 올바른 약물복용을 지원하고 있다.
‘병원모형’은 입·퇴원 및 외래 이용 만성질환자에게 병원 다학제팀(약사-의사-간호사)이 약물 평가 및 조정, 퇴원 약물 점검, 모니터링, 지역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48개 병원(상급종합 27개소, 종합 19개소, 병원 2개소)에서 ‘병원모형’을 시범운영 중이다.
병원모형은 처방조정까지 이뤄져 재입원 및 응급실 방문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돼 참여 병원도 확대 추세다. 2022년 36개에서 2023년 48개로 늘었다.
‘지역사회모형’은 재가 만성질환자 다제약물 복용 노인을 대상으로 지역 자문약사와 공단직원이 가정방문, 유선상담 등을 통해 약물중복 및 부작용 등 점검,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105개 시‧군‧구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특히 지역사회 모형에서는 복약불이행, 유사효능 중복, 약물이상 사례, 잘못된 의약품 사용 문제 및 일일의약품 복용 수가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다제약물 복용 관리 세계적 추세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다제약물 복용 문제를 인지하고 포괄적인 약물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는 MedsCheck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상에 따라 Medscheck at Home(가정 방문), Medscheck LTC(요양시설 방문), Medscheck Diabetes(당뇨병) 등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MedsCheck는 처방전을 검토하고 약물 관련 문제점을 파악해 최적의 약물치료요법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약사는 Pharmacare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환자 약물 이력을 조회한다.
호주는 환자 가정을 방문해서 약물을 검토하는 HMR(Home Medication Review)과 요양시설에 거주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RMMR(Residential Medication Management Review)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다제약물 복용환자에게 의약품 이해도를 향상시키고 약물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MUR(Medication Use Review)을 운영하고 있다.
약사는 환자가 복용하는 처방의약품, 일반의약품, 건강보조 식품 등 모든 약물 복용현황을 파악해 포괄적 약물관리를 수행함과 동시에 SCR(Summary Care Report)로 의·약사간 환자 처방정보와 임상정보를 공유한다.
일본도 단골약사·약국을 도입해 환자를 관리하는 약사를 일원화하는 등 통합적 약물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단은 해외 사례에서 ▲의료진(의사·약사·간호사) 등 직종간 협력 체계 구축 ▲ 의료진 간 환자의 의약기록 정보 공유 및 의견 교환 플랫폼 운영을 공통점으로 지목해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공단은 “고령화로 노인에서의 다제약물 복용률이 높고 다제약물 복용으로 인한 약물중복, 약물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중복, 과다․과소 약물 복용을 줄여 올바른 약물 복용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