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가 미국 동물진단 업체 안텍과 맺은 1182억원 규모 검사기 및 카트리지 공급계약이 예상보다 저조한 이행률을 기록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1월 2일 '검사기 및 카트리지 공급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기재정정 공시를 했다.
이 계약은 지난해 7월 미국 동물진단 업체 안텍(Antech Diagnostics)과 체결한 9133만달러 규모의 15년짜리 장기계약이다.
당시 환율로 따지면 1182억원 규모로 프리시젼바이오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 대비 744%에 달한다.
안텍은 글로벌 펫푸드 기업 마스펫케어 계열사로 아이덱스, 조에티스, 헤스카와 함께 미국 동물진단 선두 업체로 꼽힌다.
특히 북미에서만 60개 이상 동물진단 전용 실험실(Reference Laboratory)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안텍에 동물용 임상화학 검사기(제품명 Exdia PT10V) 및 카트리지를 공급해 북미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했다.
당시 1차년도 118만달러, 2차년도 237만달러, 3차년도 356만달러, 4차년도 475달러를 예상했고 5차년도부터는 매년 713만달러 이상 매출을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과 달리 낮은 계약 달성률에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공시에 따르면 프리시젼바이오는 1차년도에서 매출 66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당초 예상 금액보다 44%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프리시젼바이오는 안텍과 헤스카 인수합병(M&A)으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안텍이 헤스카를 인수하고 통합 과정에서 제품 론칭이 지연됐다"며 "이 과정에서 1차년도에 일시적으로 계약금액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텍이 헤스카를 인수하면서 당사 유럽 거래처인 '스킬(Scil)'까지 인수했다"며 "향후 안텍과 협력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9월 설립된 프리시젼바이오는 2020년 12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체외진단 의료기기 및 시약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신규사업으로 임상화학 진단분야에 진출해 사람용 및 동물용 검사기와 카트리지도 생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혈당측정기 개발기업 아이센스로 지분 28.26%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상장 이후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수년째 기록하고 있는 적자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실제 프리시젼바이오는 2020년 매출 86억원에서 2021년 158억원, 2022년 204억원으로 매년 상향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7억원, 42억원, 45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이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연구개발 비용이 늘어나며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진단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은 만큼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