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의대 학장 및 의학전문대학원장들이 의대 정원 확대의 적정규모를 350명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의대 정원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론전 및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이 발표한 ‘300명 규모 증원’은 눈 감고 아웅 하는 국민 기만”이라며 “350명 증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요구로 감축한 351명을 복원하는 것으로 필수의료·지역의료 살리기 대책이 아닌 생색내기용 증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50명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 및 소아과 오픈런, 원정출산, 원정진료로 인한 국민들 고통과 불편을 해소할 수도 없고, 지역의료 붕괴와 불법의료로 인한 국민들 피해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KAMC는 “교육 자원 확충과 재정 투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 가능한 증원 규모는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40개 의대 2025학년도 증원 수요인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과 큰 차이를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수요조사의 최소치는 현재의 교원과 교육시설 보유 역량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며 늘릴 수 있는 규모였고, 최대치는 의대에 추가 교육여건을 확보했을 때 증원이 가능한 규모였다”며 “따라서 의대 교육여건을 문제 삼는 KAMC 주장은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업무를 대리하고 있는 PA인력(진료지원인력)만 2만명으로 추산되고, 의사들은 번아웃에 내몰리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정할 때 의료현장 진료 실태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적정한 의대 정원 확대 규모는 최소 1000명에서 3000명”이라며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최소화하는데 야합한다면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강력한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