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DTx) 처방 사례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이 지난 12일 수험 생활 중 불면증을 얻은 환자 A씨(26세)에게 불면증 개선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솜즈(SOMZZ)'를 처방했다.
A씨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수면제한, 자극조절, 인지재구성, 근이완, 수면 위생교육 등 불면증 개선을 위한 인지행동치료를 받는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예방, 치료,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을 허가하는 치료전문 소프트웨어를 칭한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일반적인 건강 애플리케이션(앱)과 달리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에임메드가 개발한 솜즈는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1)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앱에서는 6~9주간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환자 맞춤형 불면증 치료를 제공한다.
불면증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솜즈를 처방받으면 잠드는 시간, 일어난 시각 등을 기재할 수 있는 ‘수면 일기’를 통해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
솜즈와 함께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웰트가 개발한 '웰트아이(WELT-I)'가 있다.
연세의료원, 디지털 치료기기(DTx) 생태계 구축 선도
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 치료기기 통합 솔루션 플랫폼 '커넥트-DTx'를 기반으로 솜즈를 처방했다.
커넥트-DTx는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자와 치료서비스, 제품, 장소 등 생성되는 정보를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플랫폼이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의료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의료기관, 정부기관, 개발 기업, 환자 등 사용자 모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인프라를 일컫는다.
연세의료원은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78억원을 지원받아 파이디지털헬스케어와 개방형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커넥트-DTx를 개발했다.
환자는 커넥트-DTx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상태를 입력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병원 전자처방/의무기록 시스템과 연결돼 실시간으로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보험급여 청구나 심사를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은 처방되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시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치료효과가 유효한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는 모든 의료기관과 개별적으로 접촉할 필요 없이 플랫폼에 속해있는 의료기관들과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과 보라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플랫폼 개발에 참여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커넥트-DTx와 연계된 의료기관과 기술회사, 정부기관 등은 플랫폼으로 구축된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도 가능하다.
현재 불면증 치료기기 외에도 치매, 파킨슨병, 금연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개발 중이다.
연세의료원 임준석 디지털헬스실장은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커넥트-DTx 개발로 환자 맞춤형 치료는 물론 의료기관, 정부부처,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회사 등 사용자가 편의성과 안전성 높은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실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 일상생활 알고리즘, 치료 패턴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빅데이터 기반의 첨단 의료 시대 개막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