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하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3연임을 두고 의과대학 교수들이 임명 철회 및 이사장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해명 대신 침묵을 선택했다.
지난 1월 이화여대 의대 교수들은 호소문과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유경하 이대 의무부총장 3연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화학당 이사회는 염두에 둔 특정 인사 임명을 위해 장애가 되는 기존 정관을 임의로 개정했다"며 "정관에 의해 불가능한 일들을 정관을 개정해 바로 시행하는 이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이어 "연임 혹은 중임시 임기를 이사회 의결에 따라 제한 없이 정하는 정관 제36조 제6항은 임기제의 취지를 무효화함으로써 이번과 같은 남용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공정과 투명성을 상실한 인사는 이화학당 재단 이사회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를 잃게 했다"고 우려했다.
이화여대 교수평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인 '배나무숲'에도 이번 유경하 의무부총장 3연임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익명 글들이 연이어 게재되고 있다.
이들은 재단 이사회에 이화학당 정관 개정안 승인 및 의무부총장 임명 의견 건을 전면 취소하고 의료원 감사와 함께 이사장 및 이사회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데드라인은 지난 1월 28일 오후 6시로 정하고, 이화학당 재단 이사장과 의사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화의료원 A 교수는 "성명서나 호소문을 낼 때, 재단 이사회나 이사장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며 "언제나 그렇듯 이화 스타일로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화의료원 B교수도 "재단에서 공식적인 입장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관 개정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병원 운영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재단은 공론화해서 일을 키우기 보단 무대응으로 지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화의료원 측은 이번 사안에 관련해 병원 차원에서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화의료원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이 제기한 사안으로 병원 쪽에서는 이번 이슈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