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급여화를 촉구하는 전방위 압박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향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지난 29일 심평원 서울본부를 방문해 6451명의 급여화 촉구 성명서 전달했고, 임상에서는 엔허투의 긍정 평가가 이어져 심평원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심평원은 오늘(1일) 제2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의 약제 급여 적정성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 11일 열린 제1차 약평위 심의 결과, 엔허투에 대해 제약사의 재정분담(안) 보완 후 오는 2월 약평위에서 재심의를 결정했다.
이에 제약업계는 물론 환자단체, 의료계, 정치권 관심이 한 곳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엔허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러차례 다뤄지는 등 정치권의 관심도 높은 사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심평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정된 건강보험재정에서 엔허투의 높은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엔허투 1회 투약 시 3~4바이알 사용량을 고려하면 750만원에서 최대 900만원까지 점쳐진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 시 1년간 1억2000만원 이상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어느 비용이든 폭발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심평원 내부에서도 급여화에 관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허투는 'DESTINY-BREAST03' 임상 연구에서 기존 치료 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72% 감소시켰다. 암이 진행이 멈춘채 환자가 생존하는 무진행 생존기간은 28.8개월이었다. 기존 치료를 통한 6.8개월보다 생존 기간을 22개월 연장한 것이다.
이를 건보재정으로 투입할 시 막대한 금액이 발생한다.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오히려 너무 뛰어난 효과성이 발목을 잡은 경우다.
앞서 심평원은 약제 급여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의 임상 근거가 부족하거나 경제성 입증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료 보완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심평원은 “신약 평가기간 단축을 위해 제약사가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완결성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곽점순 회장은 “정부와 제약사가 서로 눈치를 볼게 아니라 적극 협조해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