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리스크 관리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해 잠재된 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결 방안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경영상 과제 인식 ▲경영 일환으로 정착 ▲전(全) 직원이 리스크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 문화 조성 등의 인식 전환이 제시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발간한 ‘제약바이오기업의 리스크 관리(김은영 책임연구원)’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연구진은 “리스크는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이나 상황을 의미한다.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예상하고,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리스크 관리라 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제약바이오분야는 리스크 발생 가능성과 함께 발생 시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때문에 체계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범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패에서 배우다
이를 위해 우선 연구진은 바이오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 사례를 제시했다. 회사 주가가 급락했던 사건들이다.
A약품은 2022년 공장화재로 인해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사망자까지 발생했으며 공장 상당부분이 소실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손실 규모는 100억원에 달했다.
B제약은 회장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직원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일삼은 사실이 담겨있었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국내 완제 의약품 제조기업C에서 의사와 약사 개인정보 유출사고도 보고됐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당사자들에게 유출 사실을 알려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성공례로는 존슨앤존슨(J&J)의 위기대응 과정이 언급됐다. 1982년 J&J가 제조·생산하던 타이레놀을 복용한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J&J는 FDA보다 빠르게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 경영자가 직접 광고에 등장에 “x일 이전 제조된 타이레놀을 전량 폐기하라”고 밝혔다.
회사는 즉각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판매된 타이레놀이 위험할 수 있단 사실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경영자가 직접 "~일 이전 제조된 타이레놀을 전량 폐기하라"고 광고에서 말했다.
당시엔 특별한 위기관리 안내서가 없었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 철학이 담긴 '우리의 신조(Our Credo)'를 기준으로 대응했다.
모든 직원은 회사 업무 행동강령을 준수하는 리스크 관리에 참여한다. 강령 위반은 즉시 보고되고 조치가 이뤄진다.
성공에서 배우다… 쇄신 필요
이 같은 성공 사례들로 미뤄보아 연구진은 기업 리스크관리가 기업 목표 달성과 관련해 가치 창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이 과거와 같은 수준의 리스크관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기업 경영계획에 리스크관리를 포함시키거나 리스크를 기업 전략이나 목표와 연관시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리스크관리 체계 구축 시,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발생 시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체적인 차원에서 리스크관리 활동이 부서 간 연계가 가능하도록하고, 일상업무 시스템과 연계되도록 관리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경영진을 포함한 전 직원이 리스크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각자 업무에서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고민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