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2주 이전에 태아 성 감별 금지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나면서 의료계가 태아성감별 금지법 폐지를 위한 후속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는 29일 "이번 위헌 결정을 토대로 향후 태아성감별 금지법은 폐지되는 후속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28일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 성별을 임부 등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한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했다.
재판소는 "태아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 맞지 않고, 부모가 태아 성별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입법자가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개선 입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32주 이후부터 허용은 사실상 태아성감별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며 "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규정으로 현실성이 없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낙태죄가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아 2021년 1월 1일 폐지된 상황에서 그 사전행위인 태아 성 감별법의 존재는 모순"이라고 부연했다.
의사회는 "태아 성감별 금지법 위반은 의료인에게만 적용된다"며 "이익이 거의 없는 의료인만 처벌하는 것은 기존 낙태죄와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최근 태아 성감별 금지법에 따라 처벌 받는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시대 변화에 따라 필요치 않은 법 규정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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