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24시간 온몸으로 메우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 특히 진료가 없는 시간을 활용해 병원 로비에서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은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전단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정부 행태에 크게 실망, 침통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던 당사자. 바로 세브란스병원 한정우 소아혈액종양학과 교수. 국내 몇 안남은 소아혈액종양학과 전문의이자 미국의사국가고시(USMLE) 인증까지 받은 그는 필수의료 최전선을 사수하고 있는 첨병.
이런 한정우 교수가 또 다시 소신 행동을 보여 주목. 국가에서 제공하는 비상진료 지원금을 거부한 것. 한 교수는 "비상진료 지원금이 자동으로 산정돼 처리될 예정이지만 전공의 등 후배들이 고발되고 기소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남아있는 의료진에게 주는 돈을 받을 수 없다"고 거부 배경을 설명.
그는 "정부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을 의대증원 선전도구로 활용하며 위선적 행동으로 저의 양심에 큰 상처를 줬다. 모멸적인 낙수론으로 필수의료를 전공한 의사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상실감을 갖게 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 이어 "후배들이 고발되고 기소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병원 밖으로 나가 있다. 정부는 후배들을 위협하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돈을 준다고 한다. 환자 곁을 떠날 수 없어 남아 있지만 마음은 후배들과 함께 있고자 하는 마음을 전하는 취지"라고 설명. 이어 "병원에 남은 모든 필수·비(非)필수의료 입원 환자에게 가산하면서 소아 가산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100년은 소아청소년과가 회복하지 못할 것을 정부 스스로 증명한 꼴"이라고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