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4주째로 접어들면서 제 때 치료받지 못해 사지로 내몰리는 환자들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암 등 중증환자들이 길어지는 진료공백으로 희생"
항암치료와 암수술이 하염없이 미뤄지는 등 '일각이 여삼추'인 중증환자들이 기나 긴 진료공백에 희생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중증질환자연합회(회장 김성주)는 11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와 의대교수들에게 "의료현장 이탈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중증환자와 보호자들은 전공의 집단 이탈이 길어지면서 환자와 가족들 고통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에는 단체행동 주동자 처벌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첫 번째 항암치료 예정이었던 70대 암환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병원으로부터 항암치료 연기 통보 후 췌장으로 암이 전이됐다.
해당 환자 보호자는 “입원 일정이 연기되지 않고 예정대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면 전이가 안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60대 암환자는 이번 사태로 입원이 취소되고 항암치료도 받지 못했다. 장장 한 달 정도 치료가 미뤄지는 사이 통증과 간 수치가 악화됐다.
이 단체는 정부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참여한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최희정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간사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범죄행위”라며 “이를 교사한 책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부에 △진료 정상화 △단체행동 교사·방조자 처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와의 면담 △집단 사직한 전공의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암환자와 중증환자들이 이번 파업으로 얼마나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지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 측에서 법률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하는 일이 어렵지만 단체에 민원을 제기하면 끝까지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8일까지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 4944명에게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1만1994명으로, 이탈률은 92.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