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여명의 개원의가 회원으로 있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주 40시간 이내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준법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개원가 파업 동참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지만 정부 불통(不通)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가 17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의대 증원 대응 방안을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환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의사가 왜 악의 축으로 지탄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부당함에 항거해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께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발표한 혼합진료 금지 및 실손보험 개선, 비의료인의 미용시술, 개원 면허제도 등 의원 규제로 국민 진료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40시간 이내 진료 검토, 정부 일방적 불통 정책 대응"
"개원가 파업 동참은 없지만 현 사태 해결 안되는 상황 대비 준법 투쟁 준비"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개원의들에게 불리한 조항 많다"
이날 김 회장은 개원가 파업 동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 40시간, 주 5일 근무 등 근무시간을 줄이는 '준법 투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개협이 구상하는 준법 투쟁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준법 투쟁을 지시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많은 개원의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주 6일 근무를 하면서 살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들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패키지 내용을 보면 개원의에게 불리한 조항이 많다. 통제가 시작되면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자연스럽게 준법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개협은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발표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면서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의대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방안 ▲급격한 학생 수 증가에 대한 교수 확보 방안 ▲매년 배출될 2000명이 근무할 시설과 운영 방안 등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의사 2000명 증원에 따른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 방안 ▲의사를 지방에 의무 복무시킬 경우 복무 후 근무지 계획 등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특히 우리나라 의사 수는 부족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의사 구속과 수억 원의 배상 판결로 자신이 전공한 진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이 원인"이라며 "최우선 해결 정책은 의사 증원이 아니라 원가 이하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의 과실이 아닌 의료사고에 대한 처리특례법, 제대로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